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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라크 반군 “시아파 포로 1700명 처형”…종파 보복 공포

등록 2014-06-16 19:52수정 2014-06-16 23:48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가 이라크 티크리트의 군기지를 장악한 뒤 붙잡은 이라크군을 ‘처형’했다며 14일 자신들의 인터넷 누리집에 사진을 올렸다. AP 연합뉴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가 이라크 티크리트의 군기지를 장악한 뒤 붙잡은 이라크군을 ‘처형’했다며 14일 자신들의 인터넷 누리집에 사진을 올렸다. AP 연합뉴스
ISIL, 처형 장면 온라인에 공개
시아-수니파 유혈보복 잇따를듯
난민들도 소속 종파따라 피난
미, 이란과 이번주 회동 추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반군이 이라크 정부군 포로 가운데 시아파를 위주로 1700여명을 처형했다고 주장하며 온라인에 집단총살 사진을 공개해 ‘수니-시아’ 종파간 유혈 보복의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적성국이던 미국과 이란은 이라크 사태 해법을 찾기 위해 이번주에 직접 만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16일 <시엔엔>(CNN) 방송은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이슬람국가)가 이라크 정부군을 처형하는 장면으로 보이는 끔찍한 사진들을 지하드(성전) 관련 사이트에 지난 14일 공개했다고 전했다. 사진들은 평상복을 입은 젊은 남자 포로들이 양손을 뒤로 한 채 무장 반군의 총구 아래 위협당하는 장면, 반군들이 땅바닥에 엎드려 누운 포로들을 집단총살한 직후인 듯 총격으로 먼지가 피어오르고 머리에 피를 흘리는 장면 등을 담고 있다. 티크리트의 공군기지에서 붙잡은 시아파 포로 등을 처형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진들에는 ‘파멸의 구덩이로 가는 배교자들’이라는 설명도 달려 있었다. <시엔엔>은 앞서 지난 13일에 ‘이슬람국가’의 트위터로 추정되는 계정에 적어도 1700명의 시아파를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반군이 지난주 티크리트를 점령한 뒤 정부군과 군사학교 학생 등을 포로로 잡아, 시아파와 정부군 엘리트들을 골라내 처형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종파간 유혈 보복전에 대한 공포감이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다. 반군은 15일 이라크 북서부 주요 도시인 탈 아파르를 격렬한 전투 끝에 추가로 장악했는데, 주민들이 각각 자신이 속한 종파가 우세한 지역으로 피난을 떠났다는 증언들이 나온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와 관련해 “시아파들이 보복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수년간 이라크를 뒤흔들었던 (종파간) 보복 살해의 물결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이처럼 파죽지세인 반군을 이라크 정부가 스스로 물리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우세한 가운데 이란과 미국은 군사적 개입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들은 제한적 수준에서라도 ‘공개적으로’ 손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6일 <야후!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싸우고 있는 이라크 정부를 돕는 문제를 이란과 논의하는 데 열려 있다”고 말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도 이날 “미국의 한 관리가 이라크 안보 상황과 관련해 워싱턴이 이란과의 직접대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번주 초에 만남이 성사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라크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란과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은 미국 공화당 쪽에서도 나온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5일 <시비에스>(CBS) 방송에서 “바그다드를 지키기 위해 (이란의) 도움이 필요해질 것”이라며 독일의 히틀러와 맞서기 위해 소련의 스탈린과 공동전선을 구축했던 2차 세계대전 상황을 비유로 들었다.

미국은 바그다드 목전까지 반군이 치닫자 5500여명이 근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그다드대사관 직원들을 안전지대로 피난시키거나 일부를 철수시킬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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