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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ISIL는 테러 판매 주식회사?

등록 2014-06-18 20:05수정 2014-06-18 22:20

‘2013년 성과보고서’ 인터넷에 공개
작전 수행·암살 횟수 등 성과 보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선전전도 적극
“잠재적 자금 기부자에 홍보” 분석
‘이라크에서 1만여건의 작전 수행. 암살 횟수 1000건, 폭발물 4000개 설치.’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이슬람국가)가 지난달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2013년 성과 보고서’ 내용은 주식회사의 사업보고서처럼 구체적 수치들을 담고 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체계적인 ‘사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라크 주요 도시들을 점령하고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중인 이슬람국가가 테러를 판매하는 기업 같은 조직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이슬람국가는 2012년부터 뉴스라는 뜻의 ‘알 나바’라는 제목으로 연간 보고서를 내고 있다. 자신들이 어떤 작전을 어디에서 펼쳤으며 성과가 어땠는지를 그림과 함께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준다. 이슬람국가는 2013년 보고서에서 급진주의 수감자 수백명을 풀어주고 배교자 수백명을 개종시켰다고도 주장했다.

숫자로 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
숫자로 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
미국 연구기관인 ‘전쟁연구소’(ISW)는 이슬람국가가 잠재적 자금 기부자를 찾기 위해 자신들의 전과를 보고서 형식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식회사가 증권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고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자료를 공개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제시카 루이스 전쟁연구소 국장은 보고서가 “기부자들에게 구체적 수치를 보여줘 성과를 측정할 수 있게 해준다”며 “자신들이 정식 군대처럼 활동하는 조직이라는 점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슬람국가는 유튜브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자신들의 근거지인 시리아 락까의 모습을 공개하는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선전전에도 적극적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슬람국가에 유럽 출신 등의 외국인 무장대원이 약 2000명이나 되는 핵심 이유가 소셜미디어를 통한 선전전에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WINEP)의 에런 제린 연구원은 이슬람국가의 소셜미디어 활용이 “대다수 미국 회사보다 세련됐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슬람국가는 이라크에서 수니파 인구가 다수인 지역부터 장악해 나가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런 전략에 따라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이 있는 니네베주를 공략해, 지난 10일 점령에 성공했다. 미국 전쟁연구소가 이슬람국가 보고서를 분석해보니 2012년과 지난해 이슬람국가의 공격 가운데 30%가 니네베에 집중됐을 만큼 이 지역은 주요 목표였다. 공격도 마구잡이가 아니었다. 이라크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슬람국가는 정부군 사령관부터 암살해 군의 사기를 꺾는 전략을 썼다. 미국 외교협회(CFR)는 이슬람국가가 모술을 완전 점령하기 전부터 모술에서 한달에 800만달러씩 세금을 걷고 있었다고 추산한다.

하지만 이슬람국가가 목표로 삼고 있는 이라크와 레반트 지역에서의 이슬람주의 국가 건설이 실현될지는 의문이다. 이슬람국가의 잔인한 행동이 군사적 성공에는 큰 구실을 했지만, 다른 집단들로부터 자신들을 고립시켜 통치 기반을 확립하는 데는 장애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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