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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간대선 부정의혹에 결과발표 연기

등록 2014-06-23 19:50수정 2014-06-23 21:59

1차투표서 앞선 압둘라 후보
선관위 개입 녹음테이프 공개
표 매수 암시·직원 교체 담겨
“양을 비우지 말고 가득 채워.”

아프가니스탄 대선이 선거 부정 의혹으로 얼룩지고 있다. 유력 후보인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 쪽은 22일 결선 투표 상대인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 쪽이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약 13분짜리 녹음테이프를 폭로했다. 녹음테이프는 지아울하크 아마르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역 선관위 직원에게 가니 후보를 위해 선거 부정을 저지르라고 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압둘라 후보 쪽은 대화에서 ‘양’은 투표함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이 녹음테이프에 한 남성이 “요즘 양과 염소 값이 치솟고 있다”고 말한 내용도 들어 있다고 전했다. 표 매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아마르힐 사무국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북서부 지역인 파리아브주의 선관위 관리에게 “직원들을 모두 해고한 뒤 파슈툰족과 우즈베크족 출신으로 바꿔라”고 말한 내용도 들어 있다. 가니 후보는 아프간 최대 부족인 파슈툰족 출신이고, 가니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압둘 라시드 도스툼은 우즈베크족 군벌 출신이다. 반면, 압둘라 후보는 파슈툰족과 타지크족 혼혈로 타지크족 사이에서 더 단단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

압둘라 후보 쪽은 녹음테이프를 어떻게 입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고, 테이프의 진위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아마르힐 사무국장은 23일 선거 개입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국가의 이익을 위해”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는 지난 4월 대선이 치러져 압둘라 후보가 가니 후보를 13.4%포인트 차로 앞섰지만, 과반을 차지하지는 못해 지난 14일 결선 투표가 진행됐다. 개표 초반 압둘라 후보가 가니 후보에게 오히려 뒤진다고 알려지자, 압둘라 후보 쪽은 ‘산업적 규모’로 부정 선거가 벌어졌다며 개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압둘라 후보 쪽은 가니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동부 지역의 결선 투표율이 1차 투표에 비해 2~3배 상승한 점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압둘라 후보는 2009년에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과 대선에서 맞붙어 진 적이 있는데, 이때도 카르자이를 찍은 것으로 나타난 수백만표가 부정 투표였다고 주장했다.

압둘라 후보 지지자 1000여명은 선거 부정을 규탄한다며 수도 카불에서 22일 시위를 벌였다. 유엔은 성명을 내어 아프간 선관위가 압둘라 후보 쪽이 제기한 녹음테이프 의혹에 대해서 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프간 선관위는 원래 결선 투표 잠정 결과를 다음달 2일, 최종 결과를 같은 달 22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선거 부정 의혹으로 발표를 연기한다고 21일 선언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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