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지에 라술리 기자
반체제 선동 등 혐의 징역 2년도
이란에서 “현 정부 체제에 대항하는 선동을 했다”는 혐의로 여성 기자가 징역 2년과 함께 채찍형 50회를 선고받았다.
영국 <가디언>은 마르지에 라술리(사진) 기자가 8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에빈 감옥에 수감됐으며 이같은 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라술리는 전날인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감옥에 갈 것 같다며 “반체제 선동과 함께 모임에 참여해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는 혐의를 적용받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런 혐의는 2009년 이란 대통령 선거 뒤 벌어졌던 민주화 시위 뒤 체제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흔히 적용했던 것들이다.
라술리는 이란 총선을 앞둔 2012년 1월 당국이 체제 비판적 인사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을 때도 체포된 적이 있다. 라술리는 이후 상당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으며, 비교적 온건파로 꼽히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 집권 뒤 관대한 판결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가디언>은 로하니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비교적 유화적 태도를 취하는 것과는 달리, 이란 내부적으로 사법부와 경찰은 체제 비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경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라술리와 다른 기자 2명은 영국 <비비시>(BBC) 방송과 협력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란 강경파들은 <비비시>를 영국의 첩자로 보고 있다. 라술리는 이란 당국이 여러차례 발행을 중단시킨 개혁적 신문 <샤르그> 등에 예술과 문화에 대한 기사를 주로 써왔다.
라술리에게 징역형과 함께 선고된 채찍형은 매트리스 같은 형벌대에 눕힌 뒤 채찍으로 등을 때리는 방식의 형벌이다. 채찍형을 당해본 이들은 신체적 고통과 함께 정신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증언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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