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을 피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샤자이야 지역에서 피난 온 한 어린이가 31일 시파병원에 임시로 마련된 천막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 22만명이 유엔 시설 등에서 피난살이를 하고 있다. 가자시티/AFP 연합뉴스
이-팔 잠정합의 3시간만에 공격
가자지구 남부 라파서 40명 숨져
장기적 휴전 협상안 진행에 난항
브라질 등 남미, 이스라엘에 항의
가자지구 남부 라파서 40명 숨져
장기적 휴전 협상안 진행에 난항
브라질 등 남미, 이스라엘에 항의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72시간 잠정 휴전에 합의한 뒤 가자지구를 포격해 적어도 40명이 숨졌다. 잠정 휴전 기간에 장기적인 휴전 협상안을 마련하려던 미국과 유엔 등의 계획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1일 “이스라엘군이 휴전이 시작된 뒤 채 3시간이 지나지 않아 탱크 포격을 재개해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적어도 4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쪽은 “우리 군이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대응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하마스는 “적(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31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조건 없는 72시간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휴전은 1일 오전 8시(한국시각 오후 1시) 발효됐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식량과 의약품을 조달받고 사망자를 매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외신은 수도와 발전설비 등 파괴된 기반시설의 일부 복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휴전 직후 이집트 정부가 초청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쪽 대표단은 현재 카이로에 도착했다. 팔레스타인 대표단에는 하마스 쪽 인물이 포함돼 있다. 미국도 소규모 대표단을 파견한다. 하마스 쪽의 휴전 동의를 얻는 데는 카타르와 터키 정부가 역할을 했다.
하지만 휴전 직후 터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공방으로 대표단이 휴전 협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 기간이라도 자국 영토에 침투해 있는 하마스의 땅굴에 대해서는 파괴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 예비군 1만6000명을 추가로 동원하기로 하는 등 강경 모드다.
중남미의 브라질, 에콰도르, 니카라과, 칠레, 페루, 엘살바도르는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이는 등 항의 표시를 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8일 “가자 사태는 ‘인종학살’은 아니지만 대량학살 행위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비비시>(BBC) 방송은 지난달 8일부터 25일 동안 146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지고 8000여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어린이와 여성 등 대부분 민간인이다. 이스라엘에서는 대부분 군인인 6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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