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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유엔-미국, 이라크 북부에 ‘엇갈린 진단’

등록 2014-08-14 20:10수정 2014-08-14 21:13

유엔, 최고수준 인도적 재난 경보
무장 이슬람이 장악뒤 40만명 피난
“구호물자·자금 신속히 동원해야”

미군 현지자문단 “덜 심각” 평가
헤이글 “군사작전 가능성 낮아”
유엔이 이라크 북부 일대에 최고 수준의 인도적 재난 경보를 발령했다. 하지만 현지를 둘러본 미군 쪽은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유엔은 13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공세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한 신자르·도후크 등 이라크 북부지역에 인도적 재난 경보 최고 단계인 ‘3단계 비상령’을 내렸다. 유엔이 대규모 인도적 재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내리는 ‘3단계 비상령’은 시리아·남수단·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3개국에도 발령된 상태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유엔 이라크 특사는 이날 성명을 내어 “현재 이라크 북부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적 재난의 규모와 복잡성에 비춰, 난민들에게 좀더 효과적으로 추가 지원을 하기 위해 필요한 물자와 자금 등을 신속하게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지오 바빌레 유니세프 이라크 대표도 “신자르 산악지대에 피신해 있는 주민들이 처한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주민 수만명이 메마른 산에 고립된 채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쪽은 지난 6월 초 이슬람국가 무장세력이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장악한 이후, 이들의 공세를 피해 피난길에 오른 현지 주민이 줄잡아 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한다. 특히 소수 기독교도와 야지디족 등이 몰려 사는 신자르 등지를 이슬람국가가 장악한 이후엔 대규모 난민행렬이 줄을 이으면서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 이에 따라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1일 이후에만 신자르 산악지역과 도후크 등 쿠르드 자치지역 일대에서 3만여명의 난민에게 천막과 담요 등 생필품을 지원했다. 세계식량계획(WFP)도 이라크 북부 일대에 4군데 급식소를 설치하고, 하루 평균 10만명분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쪽은 6월 초 모술이 함락된 이후 약 150만명이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12일 현지에 급파된 미군 군사자문단은 “현지 상황이 그간 알려진 것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는 내놨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 국방부 당국자의 말을 따 “해병과 특전사 요원을 포함한 10여명의 군사자문단이 신자르 산악지역 일대에서 24시간을 보내며 상황을 평가한 결과,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은신해 있는 난민은 수천명 수준에 그쳤다”며 “이들 역시 공중투하된 물과 식량을 지속적으로 공급받고 있어 예상보다 양호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이슬람국가 무장세력을 겨냥해 최근 며칠간 이어진 공습으로 봉쇄가 느슨해지면서 수천명의 난민이 산악지역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13일 매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지 상황보고를 놓고 판단할 때, 난민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에 나설 가능성이 대단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앞서 벤저민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현지 상황에 대한 국방부의 평가를 기초로, 향후 며칠 안에 산악지대에 고립된 난민 구출작전 시행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군 쪽은 13일까지 신자르 산악지역을 비롯한 이라크 북부 일대에서 모두 7차례에 걸쳐 식량 11만4000명 분과 물 16만리터를 공중투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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