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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스라엘 서안지구 초대형 정착촌 추진

등록 2014-09-01 20:04

유대인 소년 3명 납치·살해 빌미
베들레헴 남쪽땅 400㏊ 강제수용
미국 “평화협상 역행” 철회 촉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들어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이 30년 만에 최대 규모로 토지를 강제 수용하고, 초대형 유대인 정착촌 추진에 나섰다. 당장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까지도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이 31일 서안지구 베들레헴 남쪽 땅 400㏊(4㎢)를 강제 수용할 계획을 발표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정착촌 건설 감시 단체인 ‘피스나우’는 이스라엘이 강제 수용할 땅의 규모가 지난 30년내 최대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수용되는 땅에는 5개의 팔레스타인 마을이 있다”며 “이번 조처는 새로운 정착촌 건설에 길을 터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제 수용되는 땅은 유대인 정착촌 20여곳이 밀집한 구슈 에치온 지역과 예루살렘을 잇는 게바오트 지역으로, 우리나라 여의도의 절반 정도 되는 면적이다. 국제사회는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이스라엘은 2000년 이래 게바오트 지역으로 정착촌 확대를 추진하면서 지난해 주택 1000채 건설을 입찰에 부쳐 현재 523채를 건설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와 정착촌 주민들은 지난 6월에 유대인 소년 3명이 납치·살해된 사건을 토지 강제 수용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숨진 젊은이들은 강제 수용되는 땅 인근에서 납치된 뒤 2주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으며, 이들 역시 불법 정착촌 거주민이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스라엘 군 당국은 (이번 토지 수용이) 유대인 10대 3명이 살해된 이후 정치적 결정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착촌이 밀집한 구슈 에치온 지역 협의회는 이를 환영하는 성명을 내고 “3명의 젊은이들을 살해한 자들의 목적은 우리 안에 공포의 씨앗을 뿌리고 우리 일상생활을 어지럽히려는 것이었지만 우리의 대응은 정착촌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미국은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의 한 관리는 <가디언>에 “우리는 계속되는 정착촌 작업에 대해 오랫동안 명백하게 반대해왔다”며 “이는 팔레스타인과 협상을 통해 두 국가를 건설하려는 해법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미국이 중재한 평화협상이 지난 4월 끝내 무산된 주요 원인으로 정착촌 문제를 꼽는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점령한 서안지구 곳곳에 정착촌을 건설해, 240만여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이에 50만여명의 유대인 정착민들이 살고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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