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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스라엘의 제임스 본드’ 하라리 숨져

등록 2014-09-23 20:05수정 2014-09-23 21:14

‘이스라엘의 제임스 본드’ 마이크 하라리.
‘이스라엘의 제임스 본드’ 마이크 하라리.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 스파이
‘검은 9월단’ 보복살해 작전 등
아랍권 상대 비밀공작 지휘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의 전설적인 스파이 마이크 하라리(87·사진)가 21일 텔아비브 자택에서 숨졌다. 1972년 뮌헨 올림픽 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검은 9월단’이 벌인 테러에 대한 보복 작전을 주도하는 등 모사드의 여러 비밀공작을 이끌며 ‘시온주의자 제임스 본드’로 불렸던 인물이다.

하라리는 1927년 텔아비브에서 태어나 27살 때인 1954년 모사드에 들어갔다. 모사드 요원이 되기 전엔 이스라엘 외교부 산하 방첩기관인 신베트에서 동유럽권 유대인들의 이스라엘 이주를 돕는 일을 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1970년 모사드의 특수공작 부서 ‘캐세리아’의 수장이 된 그는 비밀 암살팀 ‘키돈’(창)을 설립한다. 이후 10여년간 팔레스타인 등 아랍권 테러조직에 맞서 각종 비밀 공작을 지휘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신의 분노’라는 작전명으로 불린, ‘검은 9월단’에 대한 보복 암살이다. ‘검은 9월단’은 뮌헨 올림픽 때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에 난입해, 2명을 살해한 뒤 9명을 인질로 잡고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포로의 석방을 요구했다. 인질 9명도 독일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모두 숨진다. 모사드는 이후 1년여의 준비 끝에 1973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팔레스타인 저항단체인 파타의 고위 지도자 3명을 보복 살해했다. 6년 뒤인 1979년엔 ‘검은 9월단’의 고위 멤버인 알리 살라메흐도 암살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뮌헨>이 이 보복작전을 다룬 영화다. 이스라엘 배우 모셰 이브기가 하라리 역을 맡았다.

‘신의 분노’ 작전의 이면에는 관련없는 민간인에 대한 ‘오인 살해’라는 어두운 그림자도 깔려 있다. 모사드 키돈팀은 1973년 6월 노르웨이 릴리함메르에서 무고한 모로코인 웨이터를 살라메흐로 잘못 판단해 암살했다. 이 사건으로 몇명의 모사드 요원들이 감옥에 갇혔으나, 현지에서 작전을 지휘했던 하라리는 모사드 국장 즈비 자미르와 함께 노르웨이를 빠져나왔다.

하라리는 1981년 모사드를 은퇴했다. 이후 개인 사업을 하면서, 한 때는 파나마의 전 독재자 마누엘 오리에가의 자문 역할을 맡기도 했다. 2007년 모사드에서 수행한 비밀작전의 공로로 메달을 받았다. 이스라엘 언론에선 이 작전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와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세 아얄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하라리는 드문 유형의 국가 건설자였다”며 “모사드에 끼친 그의 영향은 길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렸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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