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슈메르가, 미·영 공습 지원받고
IS가 점령한 라비아 일대 탈환
영국전투기, 첫 이라크 공습나서
바그다드엔 차량폭탄공격 잇따라
IS가 점령한 라비아 일대 탈환
영국전투기, 첫 이라크 공습나서
바그다드엔 차량폭탄공격 잇따라
미국과 영국의 공중전 지원을 받은 쿠르드족 민병대 페슈메르가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이라크 북서부 국경의 요충지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에이피>(AP) 통신은 1일 “페슈메르가 병력이 30일 새벽부터 이슬람국가와 치열한 교전을 벌인 끝에 시리아 국경지대 요충 도시인 라비아 일대를 장악했다”며 “이는 지난 8월 미국의 공습 개시 이래 거둔 최대 군사적 성과”라고 보도했다.
라비아는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 최대도시인 모술을 잇는 간선도로가 관통하는 곳이다. 이슬람국가가 지난 6월 삽시간에 모술을 장악할 때도 이곳을 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슈메르가가 라비아를 장악하면서, 시리아와 이라크를 자유롭게 넘나들던 이슬람국가의 전술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페슈메르가는 29일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마흐두디야를 탈환한 뒤, 이 지역을 발판으로 이날 본격적으로 라비아 공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투에는 시리아 쪽에서 쿠르드민주연합(PYD) 소속 쿠르드족 병사들도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을 사이에 두고 양동작전을 펼친 셈이다. 여기에 미국 쪽이 모두 7차례 공습을 단행했으며, 영국군도 토네이도 전투기를 동원해 2차례 이슬람국가의 중화기와 장갑차량 등에 폭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군이 이라크에서 공습에 나선 것은 지난달 26일 의회가 이슬람국가 격퇴를 위한 국제공조 참여를 허용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라크 북서부 최대 부족으로 꼽히는 수니파 샴마르 부족도 페슈메르가와 함께 전투에 참여했다. 이 부족 지도자인 압둘라 야와르는 <로이터>와 한 인터뷰에서 “샴마르 부족 모두가 페슈메르가와 함께 라비아를 완벽히 해방시켰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샴마르족과 쿠르드 자치정부는 지난 석달여 물밑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슬람국가의 이라크 북서부 진출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던 현지 수니파 부족이 마침내 전투에 동참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했다.
페슈메르가 병력은 이날 라비아 외에도 북서부 일대 30개 지점에서 이슬람국가와 교전을 벌였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미·영의 공습 속에 페슈메르가 병력이 이라크 최대 규모인 모술댐 인근 도시 주마르를 공략했다”며 “이라크 북부 유전지대의 관문 격인 키르쿠크로 통하는 길목인 바쉬르 등지도 교전 끝에 페슈메르가가 장악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시아파 집단 거주지역에선 차량폭탄 공격과 박격포 공격이 잇따르면서 적어도 35명이 숨졌다. 미국의 공습 개시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다. <비비시> 등은 “시아-수니파 간 종파갈등을 부추기기 위해 이슬람국가가 벌인 짓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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