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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무바라크 무죄…‘아랍의 봄’ 넋들 두번 죽다

등록 2014-11-30 20:02수정 2014-11-30 22:02

이집트 민주화시위 유혈진압으로
수백명 희생됐는데도 무죄 선고
시민 2천여명 대규모 규탄시위
민주 광장에 뿌려진 피는 결국 헛되었나….

이집트 형사법원이 2011년 민주화 요구 시위대를 유혈 진압해 수백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을 받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86) 전 대통령에게 29일 무죄를 선고했다. 무함마드 라시디 재판장은 이날 선고가 “정치와는 무관하다”면서도 무죄를 선고한 이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법원은 이날 하비브 아들리 전 내무장관과 치안 책임자 6명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무바라크와 아들리는 2012년 6월 1심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1월 재판 절차 등의 문제를 이유로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재판을 시작했다. 무바라크는 이날 부정부패 혐의 등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 판결에 분노한 시민들은 수도 카이로 거리로 나섰다. 당시 희생된 유족들의 변호사 우스만 헤프나우이는 “저들이 아니라면, 대체 누가 239명을 죽인 책임자란 말인가”라고 물었다. 이집트 ‘민주화의 성지’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이날 판결 뒤 2000여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규탄 시위를 벌였다. 군경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해산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 2명이 숨지고 85명이 체포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이집트 법원은 민주화 시위 당시 경찰 등 치안 담당자 170여명에게도 증거 부족과 정당방위 등을 구실로 무죄 또는 집행유예 판결을 했다.

이번 무죄 선고로 무바라크가 자유의 몸이 된 것은 아니다. 무바라크와 두 아들은 5월 별개의 공금 횡령 사건으로 3년형을 선고받았는데, 지금까지 구금된 기간 인정 여부에 따라 출소 여부도 갈린다.

이집트는 민주화 시위 이후 2012년 선거로 무함마드 무르시 정부가 들어섰으나, 2013년 7월 군사쿠데타로 무너졌다. 당시 쿠데타를 주도한 압델 팟타흐 시시 국방장관이 올해 6월 대통령에 당선돼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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