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알 바그다디. 유튜브 동영상 캡쳐
베일에 가려진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아내와 아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레바논 당국에 억류됐다고 레바논 관리들이 2일 밝혔다.
레바논의 한 장교는 바그다디의 부인과 아들이 열흘 전에 위조 신분증을 사용하다가 체포됐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관리들은 바그다디의 부인 중 한명으로 믿어지는 구금된 여인의 자세한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군 장교는 이 여인이 시리아 시민이며 현재 당국으로부터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여인은 현재 레바논 군 검찰관인 사크르 사크르에 의해 심문을 받고 있으며, 동행한 아들이 그 여인의 아들인지 디엔에이(DNA) 검사가 진행중이라고 전해졌다. 이를 처음 보도한 레바논 일간 신문 <아스-사피르>는 이들이 시리아와 접경한 국경 검문소를 근처에서 체포됐으며, 이들의 체포는 외국 정보기관의 협조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신원과 사생활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바그다디는 몇명의 부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그다디의 첫 부인은 이라크 시민인 사자 알-둘라이미로 알려졌다. 첫 부인 둘라이미는 시리아 당국에 의해 억류됐다가 올해초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누스라전선의 수형자들과 교환으로 석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그다디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인의 구금 소식은 레바논 당국과 이슬람국가 및 누스라전선의 포로 교환 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나왔다. 이슬람국가와 누스라전선은 지난 8월 이후 20명 이상의 레바논 병사와 경찰을 인질로 잡고 있다. 이슬람국가 등은 이들을 인질로 잡고 레바논 당국이 체포한 자신들의 대원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레바논 당국이 바그다디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인의 구금을 알린 것은 포로 교환 협상의 카드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레바논 당국이 구금하는 여인이 바그다디의 부인이 맞을 경우, 그동안 베일에 가렸던 바그다디의 신상과 생활에 대한 정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