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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사우디 왕자 출자 TV, 개국 첫날 중단

등록 2015-02-03 20:19

야당 인사 출연해 정부비판 빌미
독립언론 만들려고 바레인 진출
왕자, 평소 보수적 왕가와 거리
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인 알왈리드 빈 탈랄(60) 왕자가 바레인에 세운 아랍어 뉴스채널 방송이 개국 첫날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정부 비판 때문이라거나 보수적인 사우디 국왕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에 자리잡은 24시간 위성방송 <알아랍>은 1일 오후 4시(현지시각) 첫 방송을 시작한 지 11시간 만인 2일 새벽 3시께 뉴스 송신을 중단했다. <알아랍>은 “기술적·행정적 문제로 송출이 중단됐다. 곧 방송을 재개할 것”이라며 광고 화면을 내보내고 있다. 바레인 정부도 방송 중단에 대해 같은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친정부 성향의 바레인 일간 <아크바르 알칼리즈>는 “걸프 국가들의 일반적인 기준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알아랍>은 1일 오후 바레인 정부가 이슬람국가(IS) 지도자와 반정부 인사 등 72명의 국적을 박탈한 소식을 전하면서 반정부 인사로 꼽히는 바레인의 시아파 야당 고위 관계자 칼릴 마르주끄를 출연시켰는데, 그가 정부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외신들은 마르주끄의 출연이 제재를 불렀다고 분석했다.

개국에 앞서 <알아랍>을 이끄는 사우디 출신 유명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는 성명을 내 “독립적이고 치우치지 않은 방송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우디에서는 독립 언론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는” 바레인을 거점으로 택했다고 밝히며 ‘중립적 보도’를 강조했다. 기존 아랍어 위성방송인 카타르 왕실 소유의 <알자지라>와 사우디 왕가가 세운 <알아라비야> 등을 견제한 발언이었다. 이들 방송들은 소유주의 정치적 관점에 따라 보도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송 중단이 바레인 정부 내 의견 대립 또는 보수적인 사우디의 신임 살만 국왕의 입김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알아랍>을 세운 알왈리드 왕자는 최근 숨진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드 국왕의 조카로, 이븐 사우드 초대 국왕의 손자다. ‘사우디에서 여성 운전을 허용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보수적인 왕가와 거리를 둬 왔다. 그는 312억달러(약 34조원)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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