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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시리아처럼…리비아, IS 새 거점 되나

등록 2015-02-17 19:51수정 2015-02-17 20:02

카다피 붕괴 이후 사실상 무정부
1700여 군벌들도 대거 IS로 기울어
IS, 주요 도시서 행진 등 세과시
이집트 대통령, 국제사회 개입촉구
내전의 늪에 빠진 리비아가 이라크와 시리아의 본거지를 넘어선 이슬람국가(IS)의 첫 외부 점령지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무장집단들의 이전투구식 내전이 이슬람국가 세력 확장의 토대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16일 “리비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국제사회의 리비아 개입을 촉구했다. 앞서 이집트 군은 이날 새벽 리비아에서 이슬람국가의 근거지로 알려진 데르나의 훈련장과 무기저장소를 폭격했다. 전날 리비아의 이슬람국가 세력이 이집트 기독교도인 콥트교도를 참수한 데 대한 보복이다.

이라크와 시리아에 둥지를 튼 이슬람국가가 이슬람권 전역으로 세력을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현지에서 동조 세력을 확보하는 정도였고, 현지 정세를 좌우할 세력으로서는 등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집트 콥트교도 처형 등을 계기로 리비아에서 이슬람국가의 성장세가 가팔라질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

리비아는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형식상의 정부마저도 두개가 들어서, 서로 정통성을 다투고 있다. 한쪽은 2012년 선거를 통해 성립된 트리폴리의 정부다. 총국민회의(GNC)로 알려진 의회를 토대로 성립된 이 정부는 무슬림형제단이 지배하고 있고, 카다피 정부를 무너뜨린 핵심 무장세력인 미스라타 군벌과 제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치러진 선거로 세속주의적 민족주의 세력이 장악한 의회가 성립됐디. 국제사회는 이 의회가 합법적 정통성을 가진다고 승인했다. 하지만 총국민회의는 이를 거부하고, 새로운 의회 세력들을 트리폴리에서 몰아냈다. 새로운 의회 세력들은 투브루크에 머물면서, 트리폴리 공항과 석유시설들을 공격해 전면적 내전을 야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슬람국가 세력이 리비아에 언제 정확히 잠입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시리아에서 활동중이던 이슬람국가의 한 부대인 알바타르 여단의 대원들이 리비아에 이슬람국가 지부를 설립했다는 분석이 있다. 지난해 12월 미군은 이슬람국가가 리비아 동부에 훈련기지를 세웠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누르면 확대됩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데르나가 이슬람국가의 리비아내 근거지로 부상했다. 데르나의 일부 무장세력들이 이슬람국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시내에서 행진과 집회를 벌였다. 이슬람국가의 칼리프를 자칭하는 지도자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도 이들의 충성맹세를 환영했다. 그 이후 데르나에서 이슬람국가를 자칭하는 세력들의 행진과 집회가 가끔 벌어졌으나, 이 도시가 이들에게 장악된 흔적은 아직 없다.

하지만 리비아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슬람국가의 활동은 뚜렷히 감지된다. 지난 1월 트리폴리 중심가의 코린시아호텔 공격 사건은 이슬람국가가 리비아에서 벌인 본격적인 테러 공격으로 평가된다. 이슬람국가는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는데도, 트리폴리 주재 정부는 투브루크 세력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슬람국가의 세력 확산을 수수방관하고 있다.

1700여개의 무장집단들이 난립한 리비아 내전 상황 자체가 이슬람국가가 성장할 최적의 조건이다. 도토리 키 재기 식의 이전투구 상황에서 이슬람국가라는 브랜드는 세력 확장에 유용한 도구다. 벵가지에 근거지를 둔 강경 이슬람주의 무장집단인 안사르 샤리아는 이슬람국가의 경쟁 집단이다. 하지만 최근 세력이 약화되자 그 대원들이 이슬람국가 쪽으로 대거 넘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가 성장했던 패턴이 리비아에서도 재현된다는 분석이다. 내전에 지친 주민들이나 군소 무장세력들이 상황를 통제해줄 것처럼 보이는 힘센 쪽으로 투항하는 현상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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