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일축하 파티에서 춤을 춘 청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현지 관영매체인 <아인 알요움>은 21일(현지시간) 풍기단속 경찰인 ‘덕행증진·사악예방 위원회’ 관계자들이 카심주 주도 부라이다의 한 민가를 급습해 “시끄러운 노랫소리에 맞춰 부적절한 춤을 추던” 청년들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부라이다시는 수니파 근본주의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와하비즘을 엄격하게 실천하는 가장 보수적인 성직자들이 득세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익명의 한 관리는 경찰이 현장을 덮쳤을 때 청년들이 ‘부끄러운 동작’을 연출하고 있었다며 현장에선 생일 축하용 케이크와 촛불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청년들의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이 전통적인 게 아니었다면서 “이 같은 행동이 부도덕과 동성애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부모들은 자녀들의 행동을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알요움은 경찰에 붙잡힌 청년들이 몇명인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와하비 성직자들은 서방 음악을 좌악시하고 생일축하는 이슬람에 맞지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이번 단속이 트위터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당국의 단속을 조롱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또 청년들이 술을 마시지 않았고 여자들과 흥청거리지 않았다고 변호하는 글도 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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