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문서에서 명단·사진 드러나
정보·자원 따라 전세계서 몰려
정보·자원 따라 전세계서 몰려
“아프리카는 지금 첩보원들의 엘도라도(황금의 나라)다.”
영국 <가디언>이 <알자지라>와 공동으로 입수한 남아프리카공화국안보국(SSA) 비밀문서를 토대로 아프리카 대륙이 21세기 세계 각국 스파이들의 주요 활동무대가 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아프리카의 천연자원 등을 놓고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과 전통적으로 영향력을 갖고 있던 미국과 유럽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남아공은 외국 정보기관 요원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한 정보기관 요원은 “(남아공의 행정수도) 프리토리아가 아프리카 대륙의 새 ‘그레이트 게임’(영국과 제정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주도권을 두고 벌였던 패권 다툼)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비밀문서에 프리토리아에서 활동하는 외국 스파이 78명의 사진과 주소, 휴대전화 번호가 나와 있으며, 남아공 정부가 비밀리에 활동하는 첩보원들로 분류한 외국 정보요원 65명의 명단 도 들어있다고 전했다. 스파이들의 주요 국적은 미국과 인도, 영국 그리고 세네갈 등이었다.
외국 정보기관들의 주요 활동 영역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에 대한 첩보활동부터 경제·기술 관련 스파이까지 다양했다. 2009년 작성된 남아공안보국 비밀문서에 따르면 외국 정보기관들은 남아공의 원전 확대에 “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으며, 남아공안보국은 남아공 핵 관련 연구소에서 2007년 일어난 절도 사건 용의자로 중국 정보기관을 지목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수단의 광물자원에 욕심을 내서 ‘수단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수단 내 반란을 조장했다’고 남아공안보국 비밀문서는 적고 있다. 이스라엘은 세계 다이아몬드 가공 2위 국가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다이아몬드를 빼내 이를 가공하는데 관심이 많다고 남아공안보국은 분석했다.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전 외무장관이 이끈 사절단은 아프리카에서 다양한 무장단체를 이스라엘을 위해 훈련시키는 계약을 맺어왔다는 내용도 비밀문서에 등장한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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