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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예멘 사원 테러’ IS, 종파분쟁에 기름

등록 2015-03-22 20:32

시아파 예배 보다 최소 142명 사망
자칭 IS지부 “후티 뿌리뽑을 때까지”
자신들 소행 주장 추가공격 암시
수니-시아 갈등 부추겨 세력확장
‘예멘 기반’ 알카에다 도전장 해석도
이슬람 수니파인 이슬람국가(IS)가 예멘의 시아파 사원 테러를 자행했다고 밝히면서, 이슬람국가가 수니-시아 종파분쟁을 부추겨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예멘의 수도 사나의 하슈시 사원과 바드르 사원 등에서 잇따라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적어도 142명이 숨졌다. 이곳들은 시아파 이슬람 사원들로, 테러는 무슬림들이 많이 모이는 금요 예배 시간에 발생했다. 테러 직후 이슬람국가 예멘지부라고 자처하는 단체 ‘사나 지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5명의 대원들이 “시아파 소굴”을 향해 자살 폭탄테러라는 “축복받은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슬람국가의 대원들은 이단인 후티를 뿌리뽑을 때까지 쉬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며 “이란이 예멘에서 벌이는 작전의 고리를 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번 모스크 공격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추가 공격을 시사했다.

외신들은 이 성명만으로는 이 단체와 이슬람국가의 연관성을 증명할 수는 없다고 전하면서도, 이슬람국가 리비아지부가 지난 18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 박물관 테러의 배후라는 주장이 게시된 웹사이트와 같은 곳에 성명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사나 지방’이 밝힌 것처럼 이번 테러는 시아파인 후티 반군을 목표로 삼았다. 후티 반군 영향권에 있는 이슬람 사원에서 금요 예배에 맞춰 자행됐다. 실제 예배를 보던 후티 반군 지도자 2명은 이번 공격에서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가 이슬람국가의 소행이 맞다면 예멘이 안고 있는 종파분쟁에 기름을 부으며, 남북 분단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나를 장악한 후티 반군은 쿠데타에 성공하며 지난달 예멘에 혁명위원회를 선포했고, 후티 반군에 밀려난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은 남부의 아덴을 임시수도로 삼고 정권 재장악을 선언했다. 하디 대통령은 수니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슬람국가는 앞서 시아파가 다수인 이라크와 시아파가 권력을 잡은 시리아에서도 수니-시아 분쟁을 조장하며 세력을 키워 왔다. 이번 예멘에서도 시아파 이슬람 사원에서 민간인들을 무차별 살상하면서 종파분쟁에 기름을 부으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성조지>는 이번 테러가 경쟁자인 예멘에 뿌리를 둔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에 보내는 극적인 도전 신호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예멘은 알카에다의 조직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이다. 하지만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는 이번 테러 직후 곧바로 “우리는 무고한 무슬림을 보호하기 위해 모스크나 시장을 공격 목표로 삼지 말아야 한다는 아이만 자와히리(알카에다 최고지도자)의 지침을 지킨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알카에다는 무슬림이 무슬림을 공격해 살해하는 것을 비난하며 이슬람국가와 선을 긋고 있다. 이슬람국가가 경쟁자인 알카에다의 기반을 흔들고 예멘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추가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예멘 남부 아나드 공군기지에 주둔해 있던 미국 특수부대원 100여명이 이번 테러 직후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국무부는 “예멘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일시적으로 남은 인사들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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