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캠프 폭격 당해 40명 사망
사우디 군 대변인 “사태 파악중”
사우디 군 대변인 “사태 파악중”
중동의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 동맹군이 예멘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지 일주일 지나면서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이 늘고 있다. 예멘 시민들과 국제사회가 사우디의 공습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30일 마즈라끄 난민캠프에서 진료중이던 의사 히샴 압둘아지즈가 몇분만 늦게 빠져나왔다면 그 역시 폭격에 쓰러졌을 것이다. 난민캠프가 폭격을 받았고, 인근 병원에는 공습으로 숨진 이들의 주검 29구가 안치됐다. 압둘아지지는 <가디언>에 “그들은 불타 죽었어요. 끔찍한 광경이었죠”라고 말했다. 아이들을 찾으러 병원에 온 한 남성은 사라진 자녀 5명 가운데 2명의 주검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마즈라끄 난민캠프에서는 사우디가 이끄는 동맹군의 공습으로 40여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내전을 피해 집을 떠나온 사람들이 결국 전쟁에 희생됐다.
사우디 군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사태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동맹군은 지난 1월 예멘 정부를 전복한 시아파 후티 반군 퇴치, 반군의 배후로 알려진 이란의 영향력 차단,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 지원을 명목으로 지난 26일부터 예멘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벌이고 있다. 유엔은 이번 공습이 인도주의와 국제 인권법을 어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예멘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전쟁을 그만하라’는 뜻의 해시태그(#KefayaWar)를 퍼뜨리고 있다. 사우디 동맹군의 공습 중단을 요구하며 ‘#우리예멘’(#OurYemen)과 ‘#예멘’ 해시태그도 퍼지고 있다.
국제사회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사우디 동맹군의 공습이 시작된 뒤 닷새동안 적어도 93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김지은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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