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동맹국 지상군 투입 의심
‘예멘 알카에다’, 무칼라 교도소 습격
‘예멘 알카에다’, 무칼라 교도소 습격
예멘 남부 항구도시인 아덴에 2일 정체불명의 무장병력 수십명이 바다에서 상륙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아덴은 옛 남예멘의 수도이자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아덴만의 길목에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예멘 북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시아파 후티 반군이 아덴 중심부까지 접근한 지 몇 시간 만에, 함정 한 척이 아덴 항구에 접근해 군인들을 상륙시켰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무장병력의 정체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덴만 인근 해역은 현재 아랍동맹 해군이 봉쇄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수도 사나에서 수니파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정부를 무너뜨린 뒤 세력을 넓히며 아덴까지 손에 넣을 기세로 압박하고 있다.
예멘과 접경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수니파 아랍국가 동맹군은 이날로 8일째 후티 반군의 거점에 대한 공습을 이어간 데 이어, 결국 지상군까지 투입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후속 병력의 상륙이 이어질 경우, 이란이 물밑지원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과 시아파 아랍 동맹군이 아덴에서 정면충돌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
한편 예멘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수니파 이슬람극단주의 세력인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도 이날 아덴에서 동쪽으로 500㎞ 떨어진 항구도시 무칼라에 있는 관공서 단지와 교도소를 습격해 수감자 300여명이 탈옥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탈옥수 중에는 알카에다의 지역 책임자급인 칼리드 바타르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와 후티 반군의 무장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알카에다 세력까지 준동하면서 예멘 사태는 갈수록 악화일로로 빠져들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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