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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한국대사관 피습 당한 리비아는 IS의 ‘제2 본거지’

등록 2015-04-12 17:49수정 2015-04-12 18:05

지난 2월 이집트인 콥트교도 21명 참수 계기 국제사회 각인
올해부터 이라크-시리아 이어 본격적인 세력 확산지로 주목
1700여 무장세력 난립…이슬람국가 성장 최적의 조건 갖춰
테러 투쟁을 확산하고 있는 이슬람국가(IS)의 자장이 결국 한국에게도 불똥을 튀었다.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 주재한 한국대사관에 12일 가해진 무장괴한들의 공격이 이슬람국가의 소행으로 추정됨으로써, 전방위적인 이슬람국가의 테러투쟁에서 한국도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줬다.

■ 리비아에서 이슬람국가의 세력확산=리비아는 올해 들어서부터 이슬람국가가 본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를 벗어난 첫 본격적인 세력 확산지로 지목되어 왔다.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내전에서 붕괴된 이후, 리비아는 현재 1700개의 무장세력들이 난립한 가운데 이전투구의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후 이슬람권 세계에서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이슬람국가(IS)는 도토리 키재기 식의 이전투구 내전이 벌어지는 리비아에서 무장세력들에게 매력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상황이다. 즉, 올해 초부터 현지 무장세력들이 이슬람국가(IS)의 지부를 자처하며 세력을 넓히고 있고, 이슬람국가 역시 리비아 쪽으로 무장대원들을 파견하는 정황이 관측됐기 때문이다.

리비아에서 이슬람국가(IS)의 존재가 국제사회에 각인된 것은 지난 2월 이집트의 기독교도인 콥트교 교도 21명을 집단 처형 사건이다.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16일 “리비아에서 일어나는 일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다”며 국제사회의 리비아 개입을 촉구했다. 이에 이집트 정부는 그 다음날인 16일 리비아에서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로 알려진 데르나의 훈련장 및 무기저장소를 폭격했다.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공습 뒤 “리비아에서 일어나는 일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다”며 국제사회의 리비아 개입을 촉구하며, 리비아에서 이슬람국가의 세력 확산이 국제문제로 떠올랐다.

이슬람국가 세력이 리비아에 언제 정확히 잠입했는지는 불투명하다. 시리아에서 활동중이던 이슬람국가의 한 부대인 알-바타르 여단의 대원들이 이슬람국가의 리비아 지부를 설립했다는 분석이 있다. 지난해 12월 미군은 이슬람국가가 리비아 동부에서 훈련기지를 세웠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그보다는 리비아 현지의 무장세력들이 이슬람국가의 지부, 즉 프랜차이즈화 하고 있는 정황이 강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데르나가 이슬람국가의 근거지로 부상했다. 데르나의 일부 무장세력들이 이슬람국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시내에서 행징과 집회를 가졌다. 이슬람국가에서 칼리프를 참칭하는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도 이들의 충성맹세를 환영하며 받아줬다. 그 이후 데르나에서 이슬람국가를 자칭하는 세력들의 행진과 집회가 가끔 벌어졌다.

한국 대사관이 피습된 트리폴리에서도 올해 들어 이슬람국가의 테러투쟁이 벌어진 곳이다. 지난 1월 트리폴리 최중심가의 코린시아호텔 공격 사건은 리비아에서 이슬람국가의 본격적 테러 공격으로 평가받는다. 이슬람국가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트리폴리 주재 정부는 자신들과 정통성을 다투는 토부룩에 주재한 세력들의 소행이라고 일축해 이슬람국가를 사실상 방치한 상태였다.

■ 1700개 무장세력이 난립한 리비아 내전=현재 리비아는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형식상의 정부마저도 두 개가 생겨, 서로 정통성을 다투고 있다. 한 쪽은 2012년 선거를 통해서 성립된 트리폴리 주재 정부이다. 총국민회의(GNC)로 알려진 의회를 토대로 성립된 이 정부는 이슬람주의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이 지배하고 있고, 카다피 정부를 무너뜨린 핵심 무장세력인 미스트라 군벌과 제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여른 치러진 선거로 세속주의적 민족주의 세력이 장악한 의회가 성립됐다. 국제사회는 이 의회를 리비아의 합법적 정통성이 있다고 승인했다. 하지만 총국민회의는 이를 거부하고, 새로운 의회 세력들을 트리폴리에서 몰아냈다. 새로운 의회 세력들은 토부룩에 주재하고 있다. 토루북 주재 정부 세력들은 트리폴리 공항과 석유시설들을 공격해 전면적 내전을 야기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토루북 주재 정부를 승인하나, 터키와 카타르는 트리폴리 주재 정부를 승인하고 있다.

1700개의 무장집단들이 난립하고 정통성있는 중앙 정부가 부재한 리비아 내전 상황 자체가 이슬람국가가 성장할 최적의 조건이다. 벵가지에 근거지를 둔 유력한 강경 이슬람주의 무장집단인 안사르 알-샤리아도 최근 세력이 약화되며 그 대원들이 이슬람국가 쪽으로 대거 넘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내전에 지친 주민들이나 군소 무장세력들이 상황를 통제해줄 것같이 보이는 힘센 쪽으로 투항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이슬람국가의 세력 확산은 더욱 유리해질 수도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가 그런 현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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