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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리비아, 1700여 무장세력 난립…IS세력 급속 확산

등록 2015-04-12 21:49수정 2015-04-12 22:33

IS지부 자처하거나 충성 맹세도
카다피 정권 붕괴뒤 무정부상태
올초 콥트교도 21명 집단 처형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한국대사관을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공격한 사건은 이슬람국가의 전방위적인 테러와 세력 확장 여파에서 한국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줬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무정부 상태에 빠져 있으며, 이런 상황은 이슬람국가가 급속히 세력을 확산하는 토양이 되고 있다. 반군들이 난립하고 있는 리비아에서 각국 대사관은 종종 공격 대상이 돼왔다.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공관도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 리비아, 이슬람국가의 새 근거지

올 들어 이슬람국가는 본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를 벗어나 리비아에서 본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해 왔다.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내전에서 붕괴된 이후, 리비아에선 현재 1700여개의 무장세력들이 난립한 채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무장세력들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이슬람국가의 지부를 자처하고 있고, 이슬람국가 역시 리비아로 무장대원들을 파견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국가 세력이 정확히 언제 리비아에 잠입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시리아에서 활동중이던 이슬람국가의 한 부대인 알바타르 여단 대원들이 리비아에 지부를 설립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미군은 이슬람국가가 리비아 동부에서 훈련기지를 세웠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리비아 내 무장세력들도 앞다퉈 이슬람국가에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리비아 데르나의 무장세력들은 이슬람국가에 충성을 맹세하고 시내에서 행진과 집회를 벌였다. 이슬람국가의 칼리프를 자칭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도 이들의 충성맹세를 환영하며 받아들였다.

리비아에서 이슬람국가의 세력 확산이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포착된 계기는 지난 2월 이집트의 기독교도인 콥트교도 21명을 집단 처형한 사건이다. 12일 한국대사관이 습격당한 트리폴리도 올 들어 이슬람국가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곳이다. 지난 1월 트리폴리 중심가의 코린시아호텔 습격 사건은 리비아에서 이슬람국가가 벌인 대표적인 테러다. 이슬람국가는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트리폴리의 리비아 정부는 다른 경쟁 세력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이슬람국가의 세력 확장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 두개의 정부, 1700여개 무장세력 난립

현재 리비아에선 두개의 정부가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며 다투고 있다. 한쪽은 2012년 선거를 통해서 성립된 트리폴리 주재 정부다. 총국민회의(GNC)로 알려진 의회를 토대로 성립된 이 정부는 이슬람주의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이 지배하고 있고, 카다피 정부를 무너뜨린 핵심 무장세력인 미스트라 군벌과 제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치러진 선거로 세속주의적 민족주의 세력이 장악한 의회가 성립됐다. 국제사회는 이 의회가 리비아의 합법적 정통성을 가지고 있다고 승인했다. 하지만 총국민회의는 이를 거부하고, 새 의회 세력들을 트리폴리에서 몰아냈다. 세속주의 의회 세력들은 현재 동부 투브루크에 머물고 있다. 투브루크 정부 세력들은 트리폴리 공항과 석유시설들을 공격했고, 이는 전면적 내전으로 번졌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투브루크 주재 정부를 승인했지만, 터키와 카타르는 트리폴리 정부를 승인했다.

1700개의 무장집단들이 난립하고 정통성 있는 중앙정부가 부재한 리비아의 내전 상황 자체가 이슬람국가가 성장할 최적의 조건이다. 내전에 지친 주민들이나 군소 무장세력들은 상황을 통제해줄 것으로 보이는 힘센 세력에 투항하고자 해 이슬람국가는 더욱 유리한 상황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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