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19일 리비아에서 붙잡힌 에티오피아 기독교인 인질들을 살해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온라인에 공개된 29분짜리 동영상에는 리비아 동부 해안과 남부 사막 지역에서 각각 인질들을 살해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사진은 복면을 쓴 이슬람국가 대원들이 해안에서 인질들을 끌고 가고 있는 동영상의 한 장면이다. AP 연합뉴스
18일 아프간 동부서 자살폭탄테러
최소 35명 사망…희생자 모두 민간인
전날엔 이라크 미 영사관 노린 테러
최소 35명 사망…희생자 모두 민간인
전날엔 이라크 미 영사관 노린 테러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제2의 9·11테러’를 선동하면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프간에서 발생한 테러를 이슬람국가가 저지른 게 맞다면 탈레반이 뿌리를 둔 아프간에까지 이슬람국가가 진출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18일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적어도 35명이 숨지고 125명 이상이 다쳤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현지 경찰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뉴카불은행 지점에서 첫번째 자살 폭탄이 터졌으며 약 한 시간 뒤 60m 떨어진 다아프가니스탄은행 지점에서 두번째 테러가 자행됐다고 밝혔다. 인근 사원에서 발생한 테러에서는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테러의 사상자는 월급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은 사람들로 모두 민간인이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오늘 낭가르하르주의 끔찍한 공격에 책임을 자임한 것은 탈레반이 아니다. 바로 이슬람국가였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가니 대통령은 이슬람국가의 소행임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확보했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동부 아프간의 탈레반 대변인 자비울라 무자히드는 이날 테러는 탈레반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는 (이번 테러를) 비난한다. 관련성을 부인한다”는 등의 글을 3개의 다른 언어로 올렸다. 탈레반은 2011년 이번 테러가 일어난 잘랄라바드의 카불은행 지점에서 테러를 해, 월급 받기를 기다리던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바 있다.
이슬람국가가 이번 테러의 배후에 있다는 주장은 파키스탄탈레반 출신 샤이둘라 샤이드의 발언을 아프간의 민영통신사 <파즈워크 아프간 뉴스>가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샤이드가 이슬람국가를 대변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인들은 이슬람국가와 제휴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조직한테서 테러를 자임하는 문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잘랄라바드 자살폭탄 테러범이 손으로 만든 조잡한 이슬람국가 깃발 앞에서 찍은 사진이 돌았으나 진위는 확인되지 않있다.
이슬람국가가 아프간 남부에서 대원들을 모집하고 있다는 등 이슬람국가의 아프간 진출 소식은 심심찮게 나왔다. 지난 2월 미군은 아프간에서 이슬람국가에 충성을 맹세한 전 탈레반 지휘관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프간에서 이슬람국가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바는 없다.
아프간 테러에 하루 앞선 17일에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지역 수도 아르빌의 미국 영사관 인근 카페에서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쿠르드족 주민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는데, 이슬람국가는 이날 트위터에 “미국 영사관이 이번 테러의 공격 목표였다“는 글을 올렸다. 이는 지난달 10일 이슬람국가가 공개한 11분짜리 동영상 ‘우리는 미국을 불태울 것이다’에 이어 발생한 것이다.
이슬람국가는 동영상에서 “오늘날 모든 미국인에게 세계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며 미국에서 ‘제2의 9·11테러’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고했다. 또 최근 이슬람국가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들에서 ‘외로운 늑대들의 미 본토 공격’에 대한 게시물들이 퍼지고 있어, 이슬람국가의 추가 테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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