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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중동 수니파 국가들, 미국 첨단무기 사재기

등록 2015-04-20 20:43수정 2015-04-20 21:24

이란 견제…미국 군수업체 호황
이스라엘과 암묵적 동맹구도 속
‘미 대아랍 수출 제한’ 사실상 해제
이슬람 시아파 국가 이란의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려는 중동 수니파 국가들이 미국의 첨단 무기를 대거 사재기하고 있다. 미국의 국방비 감축으로 고전하던 미 군수업체들에게는 단비가 되고 있다. 이란을 주적으로 지목하는 이스라엘도 수니파 국가들의 미국제 무기 구입을 묵인하며,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수니파 국가들의 동맹 구도도 현실화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주 의회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 이집트 등이 미국제 미사일 수천발과 폭탄 등을 며칠 안에 구매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들 국가들이 예멘 시아파 후티 반군과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소진한 무기들을 보충하려는 조처다.

카타르는 지난해 아파치 공격헬기, 패트리엇 미사일과 재블린 방공망 시스템 등 11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무기 구입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노후한 프랑스제 미라지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보잉의 F-15 전투기를 대거 구입할 계획이다. 아랍에미리트도 무인 정찰기 편대 구입 계약을 제너럴아토믹스와 곧 체결한다. 아랍에미리트는 비 나토 회원국 가운데 최초의 미국제 첨단 무인기 운영 국가가 된다.

지난해 사우디는 800억달러의 국방비를 썼는데, 이는 영국이나 프랑스의 국방비보다도 많은 것으로 세계 4위다. 아랍에미리트의 지난해 국방비는 230억달러로 2006년에 견줘 3배 이상 늘었다.

수니파 국가들의 미국제 무기 구입이 봇물을 이룬 배경에는 미국의 대아랍 무기수출 제한 해제 조처가 있다. 미국 의회는 2008년 아랍 국가에 대한 미국산 무기 수출이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우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심사하도록 법을 제정했다. 즉, 이스라엘이 아랍국들에 대해 군사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선에서만 아랍 국가들에 무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과 아랍 수니파 국가들이 이란에 맞서는 암묵적인 동맹구도를 형성함에 따라 이런 무기수출 제한이 사실상 해제됐다. 이스라엘은 수니파 국가들의 미국산 첨단 무기 구입을 반대하지 않고 있다.

미국 군수업체들은 호황을 맞았다. 록히드마틴은 중동의 무기 구매 붐에 힘입어 해외 판매를 전체 수입의 25~30%로 올릴 계획이라고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 매릴린 휴손이 <뉴욕 타임스>에 밝혔다.

수니파 국가들의 첨단 무기 구매 붐은 미국의 차세대 최첨단, 최고가 전투기인 F-35 구매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지금까지 미국은 이 전투기를 아시아나 유럽 동맹국에게만 판매하고자 했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란에 첨단 방공시스템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는데 F-35는 러시아의 첨단 방공망을 뚫을 수 있다. 이란에 맞서는 새로운 동맹구도가 등장한 중동에서 위험한 군비경쟁이 촉발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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