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오스트리아 빈의 팔레 코부르크 호텔 앞에 취재진들이 몰려 있다. 빈/AFP 연합뉴스
미·이란 협상 당사자 “긍정적”
‘막판 변수’ 가능성은 열어둬
‘막판 변수’ 가능성은 열어둬
이란 핵협상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둔 12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이란과 주요 6개국(P5+1·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역사적 합의에 ‘그 어느때보다 가까워졌다’는 소식이 나왔다. 지난달 27일 시작된 이번 협상이 타결되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이란의 핵개발을 향후 10~15년간 봉쇄하고, 이란은 오랜 경제 제재에서 해방된다.
알리레자 미르유세피 이란 대표단 대변인은 이날 이란과 협상국들이 100쪽에 이르는 합의문을 마련해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란 관영 <이스나>(ISNA) 통신은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가 “기술적 논의는 거의 마무리됐고, 기술적 문제를 다룬 부속문서의 문구 작업도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쪽 반응도 근래 들어 가장 좋았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전날 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상당히 좋은 회의를 했다”며 “긍정적이다. 우리가 진짜 결론에 다다르고 있는 것 같다. 우리에게 아직 몇가지 어려운 문제가 남아있지만, 희망적이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신문은 케리 장관이 “평소와 달리 낙관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협상 당사자들은 이란 핵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도 ‘막판 변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이스나> 통신에 “우리가 마치 산 정상에 도달한 것 같을 수 있지만, 아니다. 아직 취해져야 할 조처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막판까지 쟁점이 된 것은 이란의 유엔 무기 금수조처 해제 요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2006년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된 무기 금수조처가 “핵 관련 제재”라며 이번 핵협상 타결과 함께 즉각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이란의 무기 금수조처가 해제될 경우 이란이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중동 지역 무장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 지역 안보를 위협할 것으로 우려한다. 또다른 걸림돌은 이란 군사시설에 대한 사찰 문제와 이란 정부의 과거 핵개발 활동 공개 여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 시기 문제가 남아있다.
한편, 미국 의회에서는 ‘나쁜 협상안’을 부결시키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핵협상이 타결돼도 의회에서 승인 받기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외교위원회의 벤 카딘 상원의원도 “이란에 대해서는 신뢰가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에 적극 나서는 것을 반대해 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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