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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터키, IS 공습 포문…속내는 쿠르드 공격

등록 2015-07-26 20:09수정 2015-07-26 22:21

쿠르드 무장시설 타격에 초점
IS·쿠르드 용의자 590명 체포
2013년 맺은 휴전 협정 ‘물거품’
쿠르드 지원 서방 연합군 곤혹
터키가 방관적 태도를 보였던 이슬람국가(IS)에 대해 처음으로 공습에 나섰다. 하지만, 이슬람국가 공격을 핑계로 쿠르드노동자당(PKK) 게릴라 소탕에 더 주력하는 모양새이다.

터키 공군은 지난 24일 밤과 25일 오전 시리아와 이라크 접경지대에 있는 이슬람국가와 쿠르드노동자당 무장세력을 폭격했다고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총리실이 25일 발표했다. 총리실은 또 이슬람국가와 쿠르드노동자당 소속 용의자 590명을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터키는 이슬람국가를 폭격하는 미군의 전투기에 인지를리크 공군기지 사용도 허가했다. 미국은 그동안 이 기지 사용을 위해 터키와 몇달간 협상을 벌여왔다. 지난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를 얻어냈다.

이슬람국가 격퇴에 나선 연합국의 일원인 터키는 그동안 적극적 역할을 하지 않아, 국내외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터키가 이런 자세를 보인 것은 시리아와 이라크 접경지대에 살면서 독립을 추구하는 쿠르드족을 이슬람국가가 압박하는 구실을 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르드족이 이슬람국가와의 지상전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전투력을 발휘하면서 서방의 지원과 명분을 얻어, 터키의 고민은 깊어졌다.

지난주 터키 영내에서 이슬람국가와 쿠르드노동자당 무장세력 사이에 상호 보복테러가 일어나자, 터키는 이를 명분으로 양쪽에 대한 군사행동을 시작했다. 이슬람국가는 시리아와의 접경 도시 수루츠에서 32명이 사망한 폭탄테러를 일으켰다. 이에 쿠르드노동자당 무장세력은 이 폭탄테러에 터키 경찰이 공모했다며, 경찰 2명을 살해했다.

다우토을루 총리는 “불행하게도 터키는 포화로 둘러싸이게 됐다”며 “시리아와 터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터키의 안보를 위협하게 놔두지 않을 것이며, 필요한 조처들을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작전은 이슬람국가와 쿠르드족 무장세력 모두를 겨냥한 것이기는 하나, 실상은 쿠르드족 무장세력 공격을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이슬람국가를 끼워넣기 한 것이다.

터키 군은 접경지대 전역에서 이슬람국가와 쿠르드노동자당 세력들을 폭격했다고 발표했으나, 폭격의 초점은 쿠르드노동자당이다. 정부 성명도 쿠르드노동자당의 고위 사령부가 있는 칸딜산맥을 포함한 북부 이라크의 쿠르드노동자당 피난처, 벙커, 저장시설 등 기타 병참기지들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습으로 2013년부터 발효된 터키 정부와 쿠르드노동자당과의 휴전은 파기됐다. 쿠르드노동자당은 성명에서 “점령자 터키군의 강력한 공습으로 휴전은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터키 내의 쿠르드족을 대표하는 쿠르드노동자당은 시리아와 이라크 접경지대를 근거로 지난 30년 동안 무장투쟁을 벌여 양쪽에서 약 4만명의 희생자를 내다가, 2013년 역사적인 휴전협정을 맺었다.

이슬람국가와 쿠르드족 무장세력에 대한 동시 작전은 미국 등 연합국에게 딜레마를 안기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와 싸우고 있는 쿠르드노동자당의 무장세력인 인민수비대(YPG)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하지만, 쿠르드족을 겨냥한 터키의 작전에 대해서도 아무런 비판이나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등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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