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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2년전 오마르 사망’ 왜 이제 발표?

등록 2015-07-30 20:27수정 2015-07-30 21:05

아프간·백악관, 처음으로 확인
평화협상 둘러싼 탈레반 내홍 악화
사망사실 더 감출수 없게 됐을수도
온건파 지원하려는 조처 가능성도
탈레반의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가 2년 전 숨졌다고 관련 당국이 확인하면서,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 그리고 이를 둘러싼 탈레반의 내분과 장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대통령궁은 29일 공식성명에서 “정부는 믿을 만한 정보에 근거해 탈레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가 2013년 파키스탄에서 사망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에릭 슐츠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그의 사망 보도를 알고 있다며 이를 “신뢰할 만한”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오마르는 병으로 자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마르 사망설은 그동안 몇차례 나왔으나, 관련 당국이 일제히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오마르는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뒤 파키스탄 접경지대로 피신해, 그동안 파키스탄의 관리 하에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한 아프간 고위관리는 몇년 전 미국이 자신에게 오마르가 파키스탄의 카라치에 은거하고 있음을 확인해 줬다고 <비비시>(BBC)에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 그의 사망이 확인된 정확한 과정과 동기는 아직 미궁이나, 평화협상을 둘러싼 당사자들의 알력이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의 한 안보 관리는 평화협상을 와해하려고 의도된 ‘추측’이라고 했다.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의 공식 평화협상 시작을 앞둔 7월초,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던 오마르 명의의 성명이 나와 “적들과의 평화적 상호작용은 금지되지 않는다”며 평화협상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이 성명은 오마르의 명의를 도용한 것이 된다. 탈레반 내부에서 그의 권위에 의지해, 평화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탈레반은 평화협상을 놓고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눠 내홍을 앓고 있다. 특히, 이슬람국가(IS)가 아프간에서 세력을 확장하면서, 적지않은 탈레반 대원들과 아프간 내 이슬람주의 무장세력들이 이슬람국가로 이탈하고 있다. 한 탈레반 고위 지도자는 “물라 오마르가 죽기 전에 평화협상이 타결되기를 진정으로 희망한다”며 “그가 죽으면, 탈레반의 단결을 유지하기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탈레반 쪽이 과거처럼 그의 사망에 강력한 부인과 반박을 내놓지 않는 것도, 그의 사망을 감추기에는 내홍이 너무 심화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른 분석도 있다. 평화협상에 더 적극적인 탈레반 내의 온건파에 힘을 싣기 위한 조처라는 것이다. 당초 오마르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평화협상에 나선 쪽은 탈레반의 카타르 주재 정치사무소 쪽이다. 이들은 협상을 포로 교환에 한정하는 등 그동안 협상에 소극적이었다. 탈레반에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파키스탄 정보부의 관리들은 탈레반 야전사령관들에게 카타르 정치사무소 쪽을 대신해서 평화협상에 나오라고 그동안 재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절대적 권위를 가진 오마르의 사망으로 탈레반의 분화가 더욱 재촉되리라는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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