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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사우디 메카 성지순례 ‘최악 참사’…717명 압사·863명 부상

등록 2015-09-24 21:32수정 2015-09-25 10:30

이슬람 성지순례 기간인 24일 70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외곽 도시 미나에서 의료진과 구조대원들이 거리에 쓰러진 신도들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이 사진은 사우디 구조대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것이다. 미나/AFP 연합뉴스
이슬람 성지순례 기간인 24일 70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외곽 도시 미나에서 의료진과 구조대원들이 거리에 쓰러진 신도들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이 사진은 사우디 구조대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것이다. 미나/AFP 연합뉴스
이슬람 신도 200만명 장사진…‘돌기둥에 자갈 던지는 의식’ 도중 참극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지순례(하지)에 나선 이슬람 신도들이 몰린 메카 인근 도시 미나에서 최소 717명이 압사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우디 당국은 24일 메카에서 동쪽으로 5㎞ 떨어진 미나에서 하지 행사 중 하나인 ‘마귀의 돌기둥’에 자갈을 던지는 의식에 신도 200만명이 몰린 가운데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국영 TV> 등 현지 언론은 이번 참사로 최소 717명이 숨지고 86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또 이날 사고가 투석 의식이 열리는 곳이 아닌 인근 204거리 쪽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자는 이날 순례에 나선 이란인 최소 43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있어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나는 순례자들이 마귀를 상징하는 돌기둥 3개에 자갈을 던지는 상징적 행사를 진행하는 곳이자 순례기간 동안 순례자들이 머무는 도시로, 이 기간 16만여개의 텐트가 임시로 세워진다.

100여명 사망 사고 13일만에 또…
당국의 준비 태세에 대한 비판 봇물
2006년·1997년에도 대형 참사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들에 찍힌 현장에는 주검과 함께 물병와 휠체어 등이 나뒹굴고 있었다. 중앙 하지위원회를 이끄는 칼리드 파이살 왕자는 “일부 아프리카 국적의 신도들” 때문에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고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이 전했다. 사우디 당국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현장에 40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으며 응급구조대원 220명이 파견됐다고 전했다.

사우디 성지순례 기간에는 동시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대형 참사가 종종 발생했다. 2006년에도 미나에서 마귀 석벽에 돌을 던지는 의식 도중 발생한 압사 사고로 364명이 숨진 바 있다. 1997년에는 이곳 텐트촌에서 발생한 화재로 343명의 신도가 숨지고 1500여명이 다쳤다.

이번 참사는 지난 11일 하지 시작을 앞두고 메카 최고 성지인 그랜드 모스크 증축공사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강풍에 쓰러져 최소 111명이 숨지고 390여명이 부상당한 사고가 일어난 지 13일 만에 벌어졌다. 사우디 당국의 성지순례 준비 태세에 대한 비판이 이는 이유다.

성지순례는 이슬람교도가 지켜야 할 다섯 가지 의무 가운데 가장 성스러운 것으로 무슬림은 일생에 한 번은 메카의 대사원인 카바 신전을 찾아 순례를 해야 한다. 이슬람력의 열두 번째이자 마지막 달인 두알히자의 여드레에 시작되는 하지의 이튿날에는 신도들이 미나에서 10㎞ 떨어진 아라파트(에덴동산) 평원에서 기도를 하며 일몰을 맞이한다. 이후 무즈달리파로 옮겨 새벽을 맞이한 뒤 자갈 7개를 골라 미나 계곡으로 돌아온다. 이곳에서 이들은 마귀를 상징하는 자마라트라고 불리는 3개의 돌기둥에 돌을 던지고 메카의 카바 신전의 성석에 입을 맞춘 뒤 주위를 반시계 방향으로 7바퀴 돌며 의식을 마무리한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애초 토요일까지로 예정된 이 행사가 계속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의식은 예언자 아브라함이 신의 계시를 받고 아들 이스마일을 희생시키려고 하자 마귀로부터 세 방향에서 돌세례를 받았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것으로, 마지막 순간에 신은 이스마일을 대신해 양을 보내 소년의 목숨을 부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슬람은 아브라함의 정신을 기려 양을 제물로 바치는 행사를 여는데,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둘아드하(희생제) 첫날에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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