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등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5일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거주지인 슈아파트에서 한 팔레스타인 청년이 이스라엘 군경 쪽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고 있다. 슈아파트/AFP 연합뉴스
지난달 알아크사 사원 충돌뒤 확대
총격·살해…하루가 멀다고 벌어져
팔 협상대표 “불만이 2차때와 비슷”
57% “인티파다 지지”…3개월새 증가
총격·살해…하루가 멀다고 벌어져
팔 협상대표 “불만이 2차때와 비슷”
57% “인티파다 지지”…3개월새 증가
“3차 인티파다.”
텔아비브에서 발행되는 이스라엘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의 4일치 1면은 이렇게 장식됐다. 인티파다는 이스라엘의 점령에 맞선 팔레스타인의 민중봉기로, 1987년과 2000년 2차례에 걸쳐 6000여명의 희생자를 낳았다. 지난달 이슬람 성지인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의 충돌 이후 커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긴장이 세번째 인티파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5일 13살짜리 팔레스타인 소년 압델라흐만 아베이달라가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에서 일어난 양쪽의 충돌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툴카렘에서 18살 팔레스타인 청년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팔레스타인 쪽에 의해 살해됐거나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인도 이달 들어 6명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양쪽의 보복성 공격은 지난달 13일 알아크사 사원을 둘러싼 충돌 이후 끊이지 않고 있다. 유대인과 무슬림이 모두 성지로 여기는 동예루살렘의 성지(템플마운트·하람 알샤리프)의 하나인 알아크사 사원은 2차 인티파다의 불씨를 댕긴 곳이다. 2차 인티파다는 2000년 9월 당시 이스라엘의 리쿠드당 지도자이던 아리엘 샤론이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해 양쪽이 충돌하면서 시작됐다.
3일 이스라엘인 2명을 숨지게 한 19살 팔레스타인 대학생은 범행 하루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3차 인티파다는 시작됐다”며 “민중은 봉기할 것이다”라고 올렸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협상 대표 사에브 에레카트도 최근 상황이 2차 인티파다가 일어난 2000년 9월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팔레스타인 정책·여론조사 센터(PSR)가 지난달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팔레스타인의 불만이 2차 인티파다가 시작될 무렵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응답자의 42%는 ‘무장투쟁만이 팔레스타인 독립을 이룩할 수 있다’고 했다. 또 57%는 ‘평화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무장 인티파다로 돌아가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는데, 3개월 전의 49%에 비해 훌쩍 뛴 수치였다.
4일 숨진 팔레스타인 청년의 장례식에 참석한 한 남성은 “(이스라엘의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사태는 점점 악화될 것이다. 이미 3차 인티파다가 벌어질 것이라는 징조들이 보이고 있다.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게 없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긴급 안보회의를 열고 “팔레스타인의 테러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강경 진압 뜻을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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