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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사우디-이란 종파갈등, 중동 정세불안 악화시킨다

등록 2015-10-19 20:07

사우디 성직자 등 전세계 수니파에
“아사드 정권에 대항을” 성명 발표
‘시리아 내전’ 세력확장의 장으로
중동에서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슬람권 국가들의 정치·종교 지도자들이 수니-시아간 종파 갈등을 부추기며 역내 곳곳의 분쟁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이슬람의 양대 축인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5년째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을 세력 확장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지난 5일 사우디의 성직자와 이슬람학자 52명은 전세계 수니파 무슬림들에게 “시리아로 서둘러 달려가 바샤르 아사드 정부와 러시아, 이란에 대항해 성전(지하드)을 수행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이건 수니파와 그들의 나라와 정체성이 걸린 진짜 전쟁”이라며 “만일 시리아 수니파 반군이 패퇴하면 또다른 수니파 국가가 그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달 초에는 이란과 바레인이 상대국 고위 외교관을 맞추방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란 정부는 3일 테헤란 주재 바레인 대사관의 서열 2위 외교관을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했다. 이는 바레인 정부가 이란의 내정 간섭을 빌미로 자국 주재 이란 대사에게 ‘추방령’을 내린 데 대한 대응 조처였다. 바레인은 소수의 수니파(20%)가 다수의 시아파(73%) 국민을 지배하는 왕정 국가로, 아랍의 봄 이후 반정부 운동의 배후에 시아파 이란이 있다고 비난한다.

앞서 지난달 30일 사우디는 오만 앞바다에서 이란 선박을 전격 나포했다. 사우디 군 당국은 이 선박이 예멘의 시아파 반군에게 전달할 무기를 실었다며, 다량의 로켓포와 대전차 미사일 등 중화기를 공개했다. 지난달 24일 사우디 메카에서 무슬림 순례객 행렬이 넘어지며 발생한 압사 참사도 민감한 정치 문제로 번졌다. 사우디는 이 사고로 769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으나 국적별 사망자는 밝히지 않았다. 이란은 자국민 사망자가 464명으로 가장 많다며 사우디의 소홀한 안전조처를 격렬하게 비난했다.

앞서 2013년 11월 사우드 알파이잘 전 외무장관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나는 시리아를 ‘점령당한 땅’으로 간주한다”며 “이란과 그 시아파 동맹인 헤즈볼라는 시리아에서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 4분의 3이 수니파인 시리아에서 45년째 세습 독재를 하고 있는 시아파 계열의 아사드 정권과 그를 지지하는 이란, 러시아 등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영국 런던정경대 중동센터의 마다위 알라시드 방문교수는 17일 <뉴욕 타임스>에 “종파주의의 언어는 (상대편의) ‘제거’와 ‘정화’를 담고 있어 매우 위험할 뿐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적 해결의 여지를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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