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를 총으로 쏴 죽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8)가 19일 저녁 투옥된 지 1년만에 풀려났다. 그는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돼 선고받은 5년형 가운데 남은 4년은 삼촌 집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야 한다.
피스토리우스는 밸런타인데이였던 2013년 2월14일 자신의 집 화장실에 있던 여자친구 리바 스틴캄프(당시 29살)를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당시 화장실 문은 잠겨있었다. 피스토리우스는 화장실에 침입자가 숨어있다고 생각해 총을 쐈을 뿐 여자친구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스토리우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나 남아공 프리토리아 법원은 지난해 9월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이후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해 피스토리우스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외신들은 20일에 석방될 것으로 알려졌던 피스토리우스가 하루 앞서 깜짝 출소했다고 전했다. 교정당국이 취재진을 의식해 미리 풀어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남아공 교정당국 관계자는 “여러 요소를 신중히 검토한 끝에 피스토리우스를 예상보다 일찍 석방했다”고 말했다고 <남아공 공영 방송>(SABC)이 보도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그의 석방 조건에는 심리치료가 포함됐으며 총기 소지가 금지됐다고 전했다. 피스토리우스는 다음달 3일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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