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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히틀러 유대인 학살, 팔레스타인 지도자가 사주”…네타냐후 ‘역사왜곡’ 발언 파문

등록 2015-10-22 19:53수정 2015-10-22 21:35

이-팔 공격 ‘살인적 진압’ 뒤라 더 논란
이스라엘 정치인·학자도 비난 한목소리
메르켈 “홀로코스트, 나치의 책임”
“히틀러는 당시 유대인의 몰살을 원한 게 아니다. 유대인들을 내쫓기를 원했다. 하지 아민 후세이니가 (유대인을) 불태우라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차대전 당시 유대인 600만명을 살해한 나치의 집단학살은 팔레스타인 법학자의 사주로 행해졌다고 주장해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팔레스타인은 물론 이스라엘 역사학자와 정치인들도 아돌프 히틀러에게 면죄부를 주는 ‘역사 왜곡’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홀로코스트는 독일의 책임이라는 우리의 인식에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문제의 발언은 20일 저녁 37차 세계시오니스트대회 연설 도중 나왔다. 네타냐후는 후세이니가 히틀러를 찾아가 “당신이 그들을 추방하면, 그들은 모두 여기(팔레스타인)로 올 것”이라고 말하자 “그럼, 그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히틀러의 질문에 후세이니가 “불태워라”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홀로코스트 전문가들은 네타냐후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홀로코스트 연구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바르일란 대학 홀로코스트연구학회 대표 단 미흐만 박사는 히틀러와 후세이니가 만난 사실은 있지만, 나치의 유대인 집단학살 계획인 ‘엔트뢰중’(최종 해결책)이 시작된 뒤였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가 전했다.

이스라엘 야당 대표 이츠하크 헤르조그는 “위험한 역사 왜곡”이라고 비난했고,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의 모셰 야알론 국방장관도 “역사는 아주 아주 분명하다. 히틀러가 시작했고, 하지 아민 후세이니가 함께했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의 발언은 이달 들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보복성 공격과 이스라엘군의 살인적인 시위 진압작전으로 60명 가까이 희생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은 21일 “네타냐후는 팔레스타인을 너무 증오한 나머지 600만 유대인을 살해한 히틀러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한다”며 “오늘은 슬픈 날”이라고 비난했다.

독일 방문길에 오른 네타냐후는 21일 메르켈 총리에게서도 ‘반론’을 들었다. 메르켈 총리는 네타냐후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독일연방과 나 자신도 홀로코스트에 대한 나치의 책임을 정확히 알고 있다”며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우리의 관점을 바꿀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메르켈은 “홀로코스트에 대한 독일의 책임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네타냐후는 “누구도 히틀러가 홀로코스트를 자행했다는 사실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의 이슬람 법학자 후세이니는 팔레스타인 지도자로 2차대전 당시 나치의 편을 들며 무슬림들의 유대인 공격을 선동했다. 그가 나치의 학살에 동참했다는 주장은 많았으나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소에 회부되지는 않았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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