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무함마드 아드나니
미·유럽 당국자들 ‘IS 대변인’ 지목
“파리테러 몇주전 지도부와 통신”
작년 국가설립 선언에 음성성명도
서방 무슬림에 ‘민간인 살해’ 추동
IS 영상에 모습 공개 안해…‘보호’
“파리테러 몇주전 지도부와 통신”
작년 국가설립 선언에 음성성명도
서방 무슬림에 ‘민간인 살해’ 추동
IS 영상에 모습 공개 안해…‘보호’
이슬람국가(IS)의 공식 대변인 아부 무함마드 아드나니(38)가 지난 13일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의 최종 기획자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리 테러뿐 아니라 이슬람국가의 모든 해외 활동, 즉 테러의 책임자라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22일 서방 대테러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사망)가 파리 테러 수주일 전에 시리아의 이슬람국가 지도부와 통신을 주고받은 사실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8일 파리 외곽 생드니의 은신처에서 사살된 아바우드는 테러 기획자라기보다는 현장 책임자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리아의 지도부가 지시하고 현장의 조직원들이 테러를 실행에 옮겼다는 증거는 레바논 베이루트 폭탄 테러에서도 나왔다.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은 아드나니를 지목하고 있다. 그가 이라크와 시리아 밖에서 벌어지는 해외 테러를 지휘·감독하는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아드나니는 이슬람국가의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가 가장 신뢰하는 지휘관 중 한명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6월29일 이슬람국가의 칼리프 국가 설립을 공표한 것도 아드나니였다. 3개월 뒤엔 소셜미디어에 “당신의 신은 실제로 언제나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음성 성명을 내 서구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이 42분짜리 성명에서 그는 서구에 사는 무슬림들에게 민간인을 살해하라고 선동했다. 그는 “(알라를) 믿지 않는 미국인이나 유럽인, 특히 악의적이고 더러운 프랑스인이나 오스트레일리아인, 캐나다인을 살해할 수 있다면, 그때는 알라에게 기대어 그(민간인)를 어떻게든 죽여라”고 말했다. 아드나니는 “그 누구에게도 조언을 구하지 말라”면서 테러조직의 지시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고 했다.
아드나니는 곧 미 국무부의 세계 테러리스트 특별 명단에 올랐다. 5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렸고 미군 공습의 표적이 됐다. 매튜 올슨 전 미국 국가대테러센터 국장은 “아드나니는 이슬람국가가 명성을 떨치던 1년여 전부터 해외 (테러) 기획의 핵심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이슬람국가의 미디어 전략을 분석해온 하비에르 레사카 미국 조지워싱턴대 방문교수는 이슬람국가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1000건의 공식 영상 메시지에서 아드나니의 모습은 한 차례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아드나니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고 분석했다.
시리아 태생인 아드나니는 이라크에서 연합군에 맞서 싸우다 2005년 체포됐다. 5년 뒤 석방된 그는 이라크이슬람국가(ISI)와 시리아 누스라 전선을 거쳐 현재 이슬람국가의 선임 지휘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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