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콩고 광산 실태 폭로
하루 1~2달러 받고 12시간 중노동
삼성·애플 등 16개기업에 공급 가능성
하루 1~2달러 받고 12시간 중노동
삼성·애플 등 16개기업에 공급 가능성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광산에서 7살짜리 어린이가 학대를 받으며 아무런 보호 장구도 없이 캐낸 코발트가 휴대전화와 자동차, 컴퓨터에 쓰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앰네스티는 19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애플과 삼성, 소니 등 대기업들이 자사 제품에 어린이 노동자들이 생산에 참여한 코발트가 쓰이지 않도록 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아프리카의 자원 개발을 감시해온 비정부기구 ‘아프리워치’(Afrewatch)와 함께 다국적 브랜드 16곳에 공급된 것으로 보이는 리튬 배터리에 쓰인 코발트를 추적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이 전세계 공급량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코발트는 전자제품 배터리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원료다. 앞서 2012년 유니세프는 약 4만명의 어린이가 콩고민주공화국의 남부지역 광산들에서 일하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보고서는 코발트가 생산된 재래식 광산 5곳에서 17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노동자 87명 등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이들이 하루 1~2달러의 품삯에 마스크나 장갑도 제공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 12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7살짜리 어린이가 등을 펴지 못할 만큼 무거운 짐을 나르고 있다는 대목도 있었다. 일부 어린이들은 회사가 배치한 감시요원들에게 두들겨 맞고, 무허가 광산에서 일한 대가로 ‘벌금’을 강탈당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앰네스티는 중개업자들이 이 광산들에서 캐낸 코발트를 사들여, 중국 광물 대기업인 저장 화유코발트와 자회사 콩고둥팡광업(CDM)으로 팔아넘기는 과정을 밝히며, 화유의 코발트 공급량 40% 이상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됐다고 전했다. 두 회사가 코발트를 정제해 중국과 한국의 배터리 부품회사 3곳에 넘기면, 이들이 삼성에스디아이(SDI)와 엘지화학 등 배터리 제조업체 5곳에 공급한다고 보고서는 지목했다. 앰네스티는 이들 배터리 업체의 고객 명단에 애플과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폴크스바겐 등 16개 다국적 기업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5곳은 앰네스티에 화유코발트 쪽과의 연계를 부인했고, 2곳은 콩고민주공화국산 코발트 사용 자체를 부인했다. 앰네스티는 “이들 다국적 기업 다수가 어린이 노동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공급자들을 조사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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