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국가들의 정부 부패와 강대국들의 무기 수출이 그 지역의 테러와 무장폭력을 부추긴다는 조사 보고가 나왔다.
국제투명성기구는 최근 아프리카 각국의 국방예산 투명성과 지역 안보의 관계를 평가한 보고서에서 “보코하람, 알카에다, 알샤바브 같은 극단주의 테러조직들이 세력을 키우는 데에는 이념적 요인뿐 아니라 부패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구가 지난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방예산 부패지수를 A(매우 낮음)부터 B, C, D, E, F(심각)까지 6단계로 평가한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47개국 중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니지, 케냐 등 7개국이 ‘D’(높음)였고, 나머지 40개국은 최하위 등급인 ‘E’(매우 높음) 또는 ‘F’였다.
투명성기구, 47개국 국방비 평가
40% 예결산 보고서조차 없어
중·미·러 등 무기 수출 급급 조사 대상국들은 2010~2014년 국방예산으로 400억달러(약 48조4000억원)를 지출했다. 이는 세계 군비지출의 0.2%에 지나지 않지만, 같은 기간 무기수입 증가율은 45%에 이르렀다. 지난 10년새 이들 나라는 국방비 지출을 91%나 늘렸다. 그러나 국방예산 집행의 투명성은 매우 낮았다. 조사 대상국의 40%는 국방 예결산 보고서를 내지도 않았으며, 반부패기구나 감사기구, 의회의 기능은 실종 상태였다. 사병 급여 미지급, 회계조작, 무기 밀수, 테러조직에 무기 밀매, 뇌물 등 부패의 유형도 다양했다. 국방예산의 투명성 결여는 통제되지 않는 준군사조직들이 발호하는 토양이 됐다. 전략적인 국방계획이 없는데다 시민사회의 감시도 취약해, 수입한 무기류가 속수무책으로 다른 나라나 국내 무장세력으로 흘러들어갔다. 강대국들의 무분별한 무기 판매가 아프리카의 안보 위협에 한몫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중국, 미국, 러시아 등은 최근 몇년새 급성장하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이익을 챙기려 무기 수출을 늘려왔다. 프랑스와 이스라엘도 주요 수출국이었다. 보고서는 이들 나라들이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 “공식적으로는 평화 이행을 지지하면서, 뒤로는 무기를 계속 공급해왔다”고 지적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40% 예결산 보고서조차 없어
중·미·러 등 무기 수출 급급 조사 대상국들은 2010~2014년 국방예산으로 400억달러(약 48조4000억원)를 지출했다. 이는 세계 군비지출의 0.2%에 지나지 않지만, 같은 기간 무기수입 증가율은 45%에 이르렀다. 지난 10년새 이들 나라는 국방비 지출을 91%나 늘렸다. 그러나 국방예산 집행의 투명성은 매우 낮았다. 조사 대상국의 40%는 국방 예결산 보고서를 내지도 않았으며, 반부패기구나 감사기구, 의회의 기능은 실종 상태였다. 사병 급여 미지급, 회계조작, 무기 밀수, 테러조직에 무기 밀매, 뇌물 등 부패의 유형도 다양했다. 국방예산의 투명성 결여는 통제되지 않는 준군사조직들이 발호하는 토양이 됐다. 전략적인 국방계획이 없는데다 시민사회의 감시도 취약해, 수입한 무기류가 속수무책으로 다른 나라나 국내 무장세력으로 흘러들어갔다. 강대국들의 무분별한 무기 판매가 아프리카의 안보 위협에 한몫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중국, 미국, 러시아 등은 최근 몇년새 급성장하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이익을 챙기려 무기 수출을 늘려왔다. 프랑스와 이스라엘도 주요 수출국이었다. 보고서는 이들 나라들이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 “공식적으로는 평화 이행을 지지하면서, 뒤로는 무기를 계속 공급해왔다”고 지적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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