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바샤르 아사드 정부에 맞선 반군을 지원해온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주요 자금줄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드러났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사우디가 시리아 반군을 지원해온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미 중앙정보국과 사우디의 커넥션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YT, 전현직 당국자들 인터뷰
CIA 시리아 반군 무장지원 작전
“사우디가 무기·자금줄 제공” 보도
터키·요르단·카타르 등도 자금지원
사우디 내무장관·CIA국장 친분
‘반군지원’ 은밀한 커넥션 힘얻어
CIA, 사우디 왕자 무기거래 주선도 <뉴욕 타임스>는 미국 중앙정보국이 2013년 시리아 반군을 무장지원하는 은밀한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부터 사우디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전·현직 당국자들과의 인터뷰를 종합해, 시리아 반정부군을 지원하는 미국 쪽 작전명 ‘팀버 시커모어’(플라타너스 벌목)에서 사우디는 무기와 함께 대규모 자금을 대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정보국은 제공된 무기와 자금을 바탕으로 반군들을 직접 훈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우디가 이 작전에 얼마만큼의 자금을 지원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반군 훈련에 수십억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 외에도 카타르, 요르단, 터키도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타임스>는 중앙정보국과 워싱턴 주재 사우디대사관 대변인 모두 이 사안에 대해 코멘트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둘의 은밀한 커넥션은 사우디 정보국장인 무함마드 빈 나이프 내무장관과 존 브레넌 미 중앙정보국장의 오랜 친분 덕분에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넌 국장은 1990년대 사우디 리야드 지부장을 지낸 바 있다.
사우디가 미 중앙정보국의 해외 작전들에 막대한 자금을 제공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1차 아프간 전쟁(1979~1989년) 당시 아프간에서 소련군을 몰아내기 위해 중앙정보국이 무자헤딘을 지원할 때 사우디도 엄청난 출혈을 감수했다. 당시 미국은 3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우디 역시 미국과 같은 금액을 댔다. 1980년대 앙골라의 친소련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중앙정보국의 반군 지원 작전 때도 사우디는 지갑을 열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중앙정보국은 니카라과 우파 콘트라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적성국인 이란에 무기를 판 ‘이란-콘트라 스캔들’에 휘말렸는데, 당시 사우디는 반군한테 3200만달러를 지원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과거 별다른 조건 없이 중앙정보국의 작전을 지원해왔던 사우디가 시리아 반군 지원에 대해서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브루스 라이델은 “사우디가 논의의 장에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한다”며 자신들의 주장을 반영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시아파인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공공연하게 시리아 반군들을 지원해왔다. 2012년에는 정보국장 반다르 빈 술탄 왕자가 정보요원들을 시켜 동유럽에서 AK-47 수천정과 탄창 수만개를 사들여 시리아 반군한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중앙정보국이 일부 거래를 주선했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 수니파 반정부군 연합 ‘정복군’에는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누스라 전선 등이 포함돼 있다.
중앙정보국이 지원한 반군들이 지난해 여름 시리아 북서부에서 일부 지역 탈환에 성공할 당시에도 ‘정복군’과 공동 작전을 펼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윌리엄 매캔츠 전 미 국무부 대테러 자문관은 “대테러 협력에 국한해 말한다면, 사우디가 애초 테러리즘을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 이런 세력과 공조를 하는 게 과연 설득력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CIA 시리아 반군 무장지원 작전
“사우디가 무기·자금줄 제공” 보도
터키·요르단·카타르 등도 자금지원
사우디 내무장관·CIA국장 친분
‘반군지원’ 은밀한 커넥션 힘얻어
CIA, 사우디 왕자 무기거래 주선도 <뉴욕 타임스>는 미국 중앙정보국이 2013년 시리아 반군을 무장지원하는 은밀한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부터 사우디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전·현직 당국자들과의 인터뷰를 종합해, 시리아 반정부군을 지원하는 미국 쪽 작전명 ‘팀버 시커모어’(플라타너스 벌목)에서 사우디는 무기와 함께 대규모 자금을 대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정보국은 제공된 무기와 자금을 바탕으로 반군들을 직접 훈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우디가 이 작전에 얼마만큼의 자금을 지원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반군 훈련에 수십억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 외에도 카타르, 요르단, 터키도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타임스>는 중앙정보국과 워싱턴 주재 사우디대사관 대변인 모두 이 사안에 대해 코멘트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둘의 은밀한 커넥션은 사우디 정보국장인 무함마드 빈 나이프 내무장관과 존 브레넌 미 중앙정보국장의 오랜 친분 덕분에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넌 국장은 1990년대 사우디 리야드 지부장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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