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집단학살 1차 적용
변호인단 “재판 연기 요청
변호인단 “재판 연기 요청
24년간 이라크를 통치했던 사담 후세인(68) 전 이라크 대통령이 19일 마침내 재판정에 섰다. 미국에 의해 권좌에서 축출된 지 2년7개월, 은신처에서 미군에 체포된 지 22개월 만이다.
이라크 바그다드 그린존에 마련된 특별법정에서 시작된 ‘세기의 재판’에서 회색 양복 차림으로 간수 두 명에게 이끌려 법정에 들어온 후세인은 이름을 밝히라는 판사의 요구를 거부하고 “나를 대통령으로 뽑은 이라크 국민의 뜻을 존중하라. 나는 이라크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등 이 재판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5명의 판사를 대표해 이 재판을 주재한 리즈가르 모하메드 아민 판사가 두자일 학살에 대한 공소장을 읽자 후세인은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에게 1차로 적용된 것은 1982년 바그다드 북부 두자일에서 벌어진 시아파 집단학살 혐의다. 후세인의 이복형제이자 비밀경찰 총수로 ‘공포정치’를 도왔던 바르잔 이브라힘 하산 알 티크리티 등 측근 7명도 그와 함께 피고로 재판정에 섰다.
전범이나 반인권 범죄를 처벌하는 국제법정과 달리 이라크 특별법정은 사형을 선고할 수 있으며, 이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후세인은 최고형인 교수형에 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라크 특별법정은 변호인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오는 11월28일까지 재판을 휴정하는 데 동의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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