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점령지…러시아 공습인듯
터키의 쿠르드족 겨냥 폭격 이어
사우디도 직접 무력개입 시사
‘적대행위 중단’ 합의 이행 불투명
터키의 쿠르드족 겨냥 폭격 이어
사우디도 직접 무력개입 시사
‘적대행위 중단’ 합의 이행 불투명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지역의 한 임시 병원이 공습을 받아 최소 10명이 숨졌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15일 “터키와 접경지대인 아자즈 마을의 어린이 병원이 러시아 전투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이는 미사일 공격으로 완전히 부서지면서 10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전했다.
국경 없는 의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의도적인 것으로 보이는 이번 공격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비난한다”며 “이 병원의 파괴로 분쟁지역에 갇힌 4만명의 주민이 유일한 의료시설을 잃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달 초부터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며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공습을 강화해왔는데, 이날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앞서 13일부터 터키는 시리아 북부에서 반군에 참여 중인 쿠르드 민병대(YPG)를 겨냥한 폭격을 이어가고, 사우디아라비아도 시리아에 직접 무력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리아 내전이 휴전은커녕 더욱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사우디의 아딜 주바이르 장관은 미국 <시엔엔>(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샤르 아사드 정권 축출을 위한 정치적인 해결책이 실패한다면, 무력으로라도 제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하루 앞선 13일 시리아와 인접해 있는 터키 남부 공군기지에 전투기들을 배치했다.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집단에 대처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아사드 정권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북부 지역에서는 현재 20여개국이 보낸 병력이 연합 군사훈련을 하기 위해 집결하고 있다.
러시아와 터키의 공세, 사우디의 군사적 압박이 더해지면서 지난 11일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국제시리아지원그룹(ISSG)이 이끌어낸 휴전 및 인도주의 지원 합의안의 이행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전화 통화에서 이런 합의 사항에 대해 원론적으로 동의했지만, 여전히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보였다. 시리아 반군과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을 중단해야 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구에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이중잣대를 버리고, 함께 대테러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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