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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최강’ 미국에 맞섰던 아프리카 첫 유엔 사무총장

등록 2016-02-17 18:46수정 2016-02-17 18:46

이집트 출신 부트로스 갈리 별세…”르완다 학살 막지 못한 게 실책”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처음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가 16일(현지시각) 별세했다. 향년 93.

그는 골반 골절로 이집트 카이로 시내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고 보도된 지 일주일 만에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부트로스갈리는 냉전이 종식되면서 미국이 유일 강대국으로 부상했던 1992~96년 제6대 유엔 사무총장을 맡았다. 유엔을 강대국의 입김에서 자유롭게 하려던 그의 시도는 사사건건 미국과 갈등을 빚었고, 결국 그는 96년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반대로 연임에 성공하지 못한 첫 사무총장이 됐다.

그는 22년 콥트교 집안에서 태어나 카이로대학과 프랑스 파리대학에서 국제법을 전공했다. 77년 이집트 외무장관이 된 그는 아랍 국가와 이스라엘 사이의 긴장을 완화했던 ‘캠프 데이비드 협상’과 ‘이집트-이스라엘 평화조약’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 92년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했을 때 그는 중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다. 처음으로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참석한 안보리 회의에서 그는 ‘분쟁 종식과 평화 재건을 위한 청사진 제출’ 임무까지 부여받았다.

하지만 소말리아, 보스니아 등 곳곳에서 벌어진 내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평화유지군 활동과 관련해 강대국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그가 역점을 뒀던 평화 유지와 구호 활동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는 2005년 <에이피>(AP) 통신 인터뷰에서 자신의 가장 큰 실책으로 르완다 학살을 막지 못한 것을 꼽으면서도, 동시에 “미국과 영국 등 강대국이 유엔 평화유지군의 활동에 반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엔 안보리는 16일 고인을 애도하는 1분간의 묵념을 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92년 부트로스갈리가 제출한 ‘평화를 위한 과제’는 지금도 국제 갈등 해결에 중요한 지침이 되고 있다”며 “그의 발자취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조의를 표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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