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어. 사진 연합뉴스
탑승객 대부분 풀어준 뒤 7명 인질 붙잡고 한때 대치
전처에게 쓴 편지 있어 동기 주목…폭탄벨트는 없어
전처에게 쓴 편지 있어 동기 주목…폭탄벨트는 없어
29일 오전(현지시각)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를 출발해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항공 소속 MS181편 여객기가 공중납치된 사건이 벌어졌다. 피랍 항공기는 납치범의 요구로 키프로스 라르나카 공항에 착륙했다. 납치범은 키프로스인 전처에게 쓴 편지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범행 동기가 애정 문제 때문만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납치범은 이집트인 사이프딘 무스타파로 비행기가 이륙한 직후 자신이 폭탄벨트를 착용하고 있다고 기장을 위협하며 항로 변경을 강요했다고 <아에프페>(AFP) 등 외신들이 이집트 항공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양국의 보안당국은 테러리스트의 인질극일 가능성에 주목하며 라르나카 공항을 폐쇄하고 위기대응팀과 구급차를 배치하는 등 삼엄한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그러나 납치범은 라르나카 공항에 착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탑승객 대부분을 풀어주고 전처에게 전하는 편지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샤리프 이스마일 이집트 총리는 “납치범이 유럽연합(EU) 대표들을 만나고 싶다거나 아니면 다른 공항에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다”며 “범행 동기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집트 항공당국은 납치된 비행기에 미국인 8명, 네덜란드인과 영국인이 각각 4명 등 외국인 21명을 포함해 모두 55명의 승객과 7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납치범은 라르나카 공항에서 승객 대부분을 풀어준 뒤에도 승무원 3명과 외국인 탑승객 4명을 인질로 붙잡고 버티다가 체포됐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디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비행기 납치 사건은 개인적 동기에서 벌어진 일로 보이며 테러리즘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납치범이 키프로스인 전처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사건의 배후에는) 항상 여성이 있다”고 답했다.
익명의 키프로스 경찰 관계자는 납치범이 착용하고 있던 벨트에는 폭탄은 장착되어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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