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이 저지른 성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100명이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엔은 평화유지군을 파병한 국가 중 성범죄에 연루된 국가인 가봉ㆍ브룬디와, 평화유지군은 아니지만 비슷한 지역에 파병돼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프랑스에 재발 방지 촉구와 함께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31일(현지시각)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으로 파병한 유엔 평화유지군이 저지른 성범죄 혐의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 지역에 파견된 조사팀이 총 108명의 성범죄 피해자를 인터뷰했으며, 피해자 중에는 겨우 14살짜리 어린 소녀도 있었다”고 밝혔다. 유엔은 피해자들의 절대 다수는 미성년자이며, 이들에 대한 조사와 함께 사회적·의료적인 지원을 병행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제이드 라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도 성명을 내 “지속적인 수사를 통해 여성,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끔찍한 범죄를 속속들이 밝혀낼 것”이라고 했다.
프랑수아 드라트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자국군의 성범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알베르트 싱기르 유엔 주재 브룬디 대사 역시 성범죄에 대한 불관용 원칙을 밝히며 “다음주까지 이어질 국제 조사팀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민간단체인 ‘에이즈 프리 월드’에서 발표한 평화유지군의 성범죄에 대해 두자릭 대변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발표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에이즈 프리 월드는 2014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주둔해있던 프랑스의 싱가리 부대의 캠프 안에서 3명의 소녀가 끈으로 묶인 채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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