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와의 선전 경쟁에서 탈레반이 이길 수 있을까?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선전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어플리케이션(앱)을 제작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이슬람국가의 디지털 전술에 맞서기 위한 탈레반의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탈레반이 직접 제작한 선전 앱 ‘알레마라’가 1일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마켓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출시됐다고 <블룸버그 통신>등 외신이 3일 보도했다. 알레마라 앱은 탈레반과 관련된 영상, 공식 성명 등을 아프가니스탄의 공용어인 파슈툰어로 제공한다. 자비훌라 부자헤드 탈레반 대변인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지지자들을 위해 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알레마라 앱 출시는 낭가르하르 주나 파크티카 주 등을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동부 지역을 노리고 있는 라이벌 세력인 이슬람국가의 선전전에 밀리지 않기 위한 탈레반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사 전문가인 톨 해밍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앱이 파슈툰어로 제작되었다는 것은 주 목표층이 지역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아프간 지역으로 세력을 뻗치고 있는 이슬람국가를 견제하면서도, 탈레반 지지층을 끌어오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슬람국가를 비롯한 무장 단체들은 그간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면서도, 해외 조직원 모집을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해왔다. 탈레반 역시 영어와 아랍어 등 5개의 언어로 제공되는 누리집과 트위터 계정을 통해 탈레반과 관련된 소식을 공유하거나, 아프간 정부를 조롱하기 위해 조작된 뉴스들을 퍼뜨리며 온라인 선전 활동을 이어왔다.
현재 알레마라 앱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삭제된 상태다. 탈레반 대변인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앱이 삭제됐지만, 곧 다시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구글 쪽은 3일 알레마라 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구글의 정책을 위반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삭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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