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석방 안하면 아이들 집에 못가” 위협
보코하람이 공개한 납치 여학생 관련 동영상. 영상은 나이지리아 기자 아흐마드 살키다가 보코하람 기존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 쪽에서 건네받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는 방식으로 공개됐다. 아흐마드 살키다 트위터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2년전 집단 납치한 여학생들을 등장시킨 동영상을 14일 공개하며 정부가 자신들의 동료를 풀어주지 않으면, 여학생들도 풀어줄 수 없다고 위협했다.
이 동영상에는 얼굴 전체를 두건으로 가린 남성 대원과 2년전 나이지리아 북부 치복시에서 납치당한 여학생 276명 중 일부로 보이는 여학생 50여명의 모습이 나온다. 남성 대원은 “아이들(납치된 소녀들) 40명 정도는 (보코하람 대원들과) 결혼했다. 일부는 (나이지리아 정부군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이 대원은 “우리 동료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정부나 부모들은 다시는 여학생들을 찾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이 대원은 중간에 한 여학생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여학생은 “비행기가 매일 폭격을 해 우리 중 많은 이가 죽고 다쳤어요. 괴롭고 고통스러워요. 우리 아기들도 그래요”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여학생 뒤에는 아기를 안고 있거나, 울고 있는 여학생들의 모습도 보였다. 영상은 정부군 공습으로 숨졌다고 주장하는 주검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난다.
보코하람은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으로 2002년 결성돼 나이지리아 북부를 중심으로 출몰하고 있다. 2014년 4월 치복시에 있는 여학교 기숙사에서 여학생들을 집단납치했고, 이중 50여명만 탈출에 성공했을 뿐 나머지 학생들의 행방은 아직 묘연한 상태다.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보코하람은 최근 지도부 분열로 조직이 두 개로 나뉘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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