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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러시아 “이란 기지 사용해 시리아 공습”…러-이란 협력, 왜?

등록 2016-08-17 18:31수정 2016-08-17 20:34

러, 제3국서 시리아 반군 공격은 처음
중동 진출에 획기적 교두보 마련

이란도 “전략적 협력”…러 발표 확인
수니파 국가 견제·지역패권 유지
미국 “러, 온건파 반군 겨냥” 비난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의 투폴레프(Tu)-22M3 장거리 폭격기가 16일 이란 하마단 공군기지에서모습을 드러냈다. 하마단/AP 연합뉴스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의 투폴레프(Tu)-22M3 장거리 폭격기가 16일 이란 하마단 공군기지에서모습을 드러냈다. 하마단/AP 연합뉴스
시리아 내전에 개입 중인 러시아의 공군기들이 이란의 공군기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 대리전으로 변질된 시리아 내전을 놓고 러시아와 이란이 중동 지역에서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전술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16일 “러시아는 장거리 폭격기 투폴레프(Tu)-22M3과 전술 폭격기 수호이(Su)-34를 이란에 배치하고 있으며, 이미 시리아 북부 알레포와 이들리브 등에서 이슬람국가(IS)와 알누스라 등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공격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국영 영문매체 <스푸트니크 뉴스>가 보도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9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이래 제3국에서 시리아 내 목표물을 공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당시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공식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을 빌어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세력에 대한 공습에 가세해왔다.

러시아 정치전문가는 “러시아가 장거리 폭격기를 이란 하마단 공군기지에 배치한 것은 (시리아까지의) 출격 거리를 절반으로 단축시키고, 대형폭탄 탑재를 가능하게 하며, 긴급대응 시간과 연료 소모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서부에 있는 하마단 공군기지에서 시리아 국경까지는 1000㎞가 채 안되며, 이라크 상공만 통과하면 된다.

이란과 이라크도 이날 러시아쪽의 발표와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의 알리 샴카니 사무총장은 16일 “이란과 러시아는 시리아의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데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럴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이란 국영뉴스통신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라크의 하이다르 압바디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일정한 조건 아래 러시아에 영공을 개방했다”고 발표했다고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 티브이>가 전했다. 압바디 총리는 “러시아로부터 ‘민간인 희생을 피하기 위한 정밀타격을 하겠다’는 명확한 정보를 받았다”며, 러시아 공군기들은 이라크의 국경 비행로를 이용하며 도시 상공 비행은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러시아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 쪽에도 러시아가 이란의 공군 기지를 사용해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의 거점을 폭격한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협력은 시리아에 대한 공동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러시아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과 전통적으로 우호 관계를 유지하며 중동에서 서방을 견제하고 자국의 세력 확대를 추진해왔다. 러시아가 이란 공군기지를 사용해 시리아 공습에 나선 것은 러시아의 중동 진출에 획기적인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도 최정예 혁명수비대 지휘관들을 시리아에 파견해가면서까지 시아파 분파인 아사드 정권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주변의 수니파 아랍국가들을 견제하고 지역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란은 올해초 서방과의 핵합의 이행으로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대결 구도가 풀리긴 했지만 여전히 반서방 정서가 강하다. <뉴욕 타임스>는 “이란이 한시적으로나마 외국 군의 군사작전에 자국 영토를 빌려준 것은 최소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등 서방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이제는 이란의 직접적 지원을 받아 주로 시리아의 온건파 반군을 겨냥한 공습을 감행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은) 러시아의 작전이 이란에 군용기의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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