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욍자(앞줄 가운데)와 아미라 공주(앞줄 오른쪽)가 2011년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돕기 자선 만찬에 참석했을 당시의 모습. 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상관이 없는 자료 사진임. 알왈리드 빈탈랄 압둘라지즈 알사우드 왕자 홈페이지 갈무리.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공주가 자신의 미국 워싱턴 생활을 도와줄 수행 비서를 구하면서 연봉 14만달러(약 1억5500만원)라는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사우디의 한 공주는 최근 미국의 구인·구직 정보 웹사이트 ‘커리어 빌더’에 개인비서 구인 광고를 올리면서 연봉 14만달러라는 고액을 약속했다고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14만달러는 2014년 미국인 개인 평균 수입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 미국 사회보장국의 통계에 따르면, 그해 미국의 1인당 평균 수입은 4만4569달러(약 5000만원)였다.
사우디 공주가 내건 지원 자격도 눈길을 끌었다. 지원자는 학사 학위와 2년 이상의 비서 경력, 아랍어 독해 및 구사 능력을 갖춰야 했다. 전문직 커리어우먼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다양한 임무의 동시 수행” 능력도 요구했다. “패션에 경험과 안목이 있을 것, 워싱턴 디시(D.C.)와 주변 지역의 최고급 식당과 명소에 밝을 것, 여행 계획 수립, 쇼핑, 이벤트 마련” 등이 그것이다.
이같은 ‘임무’는 사우디 시민인 무즈타히드 빈 하레스 빈 함맘이 트위터에 올리면서 급속히 알려졌다. 함맘은 150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소셜미디어 사용자로, 사우디 왕가의 잡다한 소식을 트위터에 자주 올려 ‘사우디의 줄리안 어산지’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사우디 왕가에는 수천명의 왕자와 공주가 있으며, 막대한 오일달러로 부유한 귀족생활을 누린다. 익명의 공주의 해당 구인광고는 논란이 일자 삭제됐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