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IS가 배후라며 밝혀
서민 결혼식을 특정한 자살폭탄테러는 이례적
최소 50명 사망에 69명 부상
서민 결혼식을 특정한 자살폭탄테러는 이례적
최소 50명 사망에 69명 부상
50여명의 사망자를 낸 터키의 평범한 결혼식장 자살폭탄 테러는 12~14살의 소년이 저질렀다고 터키 당국이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1일 이 사건과 관련해 전국에 생중계된 텔레비전 연설에서 전날 일어난 결혼식장의 자살폭탄 테러범은 12~14살이라고 밝혔다. 앞서 20일 밤 터키 남동부의 시리아 접경 도시 가지안테프 도심에서 열린 한 결혼식 야외 축하연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 최소 50명이 숨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 폭발은 12~14살 사이의 자잘폭탄테러범의 소행이여, 그가 폭탄을 점화했거나, 다른 사람이 점화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히고, 이 테러 공격이 이슬람국가(IS)가 저질렀다는 애초의 정부 발표를 거듭 반복했다. 그는 또 이 사건으로 최소 50명의 사망자 외에 69명이 부상했고, 부상자 중 19명이 중태라고 밝혀,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건은 평범한 서민 결혼식장을 특정해 자살폭탄테러가 벌어진데다, 그 범인이 10대 초반의 소년으로 지목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테러를 벌이는 이슬람주의 무장세력들은 다중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무차별 테러를 벌이기는 했으나, 일반인들의 평범한 일상사를 특정해 자살폭탄테러까지 벌이며 많은 희생자를 내기는 처음이다.
이번 테러 사건이 벌어진 가지안테프는 내전이 벌어지는 시리아와 접경한 쿠르드족 지역이다. 쿠르드족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내전을 벌이는 이슬람국가와 직접 맞서는 주요 세력이다. 테러공격을 받은 결혼식 축하연도 쿠르드족 주민들의 결혼식이엇다.
그러나 터키 내 쿠르드족은 분리독립 움직임으로 인해, 터키 당국과도 현재 사실상 내전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건 직후 “가지안테프 공격은 이슬람국가 대원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이런 공격의 의도는 아랍, 쿠르드, 터키 사이에 분열의 씨를 뿌리고 종족·종교 간 갈등을 조장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 공격의 배후를 공개적으로 자처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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