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대변인이자 2인자로도 알려진 아부 무함마드 아드나니(사진)가 시리아 알레포에서 공습으로 인해 숨졌다고 이슬람국가 연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이 30일 전했다.
이 통신은 “아부 무함마드 아드나니가 알레포 인근에서 군사작전을 시찰하던 중 순교했다”고 밝혔다. 보도 직후 이슬람국가 역시 아드나니의 보복을 약속하는 성명을 내,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중앙정보국(CIA)과 특수작전부대가 서로 협조해 아드나니가 타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에 드론 공격을 했다”고 보도했으며, 피터 쿡 미 국방부 대변인도 “30일 밤에 아드나니를 겨냥한 미군의 정밀한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31일 자신들의 공습으로 인해 아드나니가 숨졌다고 밝혀, 양쪽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슬람국가의 대변인으로 얼굴이 알려진 아드나니는 해외의 ‘외로운 늑대’를 선동해왔으며, 해외 테러를 지휘·감독하는 총책임자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130여명의 사망자를 낸 프랑스 파리 테러 주모자였던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와 테러 직전 통신을 주고받았다는 게 드러나 미국·유럽 당국자들은 아드나니가 파리 테러를 최종 기획했다고 보고 있다. 1970년대 후반 시리아 이들리브에서 태어난 아드나니의 나이는 37~39살 정도로 추정된다. 이슬람국가에 가담하기 전엔 알카에다 소속이었으며, 2010년 이슬람국가에 합류했다. 아드나니는 2011년부터 동영상과 음성을 통해 이슬람국가의 입장을 대변했으며, 서구 무슬림들에게 민간인 살해를 선동해왔다. 아드나니의 사망은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연일 패퇴하고 있는 이슬람국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 랜드연구소의 테러 전문가인 세스 존스는 “아드나니가 숨진 것은 이슬람국가의 중요한 전술작전 지도자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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