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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부정선거 논란’…가봉서 유혈충돌로 확대

등록 2016-09-02 10:21

반정부 시위 이틀째...3명 사망, 1200여명 연행
42년 부자세습 정권 불만...대선 부정선거 시비
31일 가봉의 수도인 리브르빌의 한 거리에서 대선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대들이 나와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리브르빌/APF 연합뉴스
31일 가봉의 수도인 리브르빌의 한 거리에서 대선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대들이 나와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리브르빌/APF 연합뉴스
대선 부정선거 논란이 빚어진 가봉에서 선거 결과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군경의 유혈 충돌이 확산되고 있다. 성난 시위대는 국회의사당에 불을 지르며 거세게 항의했고, 가봉 군인과 경찰은 가봉 곳곳에서 1000여명이 넘는 시위대를 연행하는 등 진압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가봉 내무부는 31일 대선 결과가 발표되고 이틀간 이어진 시위에서 수도인 리브르빌에서 800명, 수도 이외의 지역에서 400여명 등 총 1200여명을 연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등 외신이 1일(현지시각) 전했다. 가봉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도 시위대의 습격을 받았으며, 리브르빌 곳곳의 건물과 자동차에는 방화로 인해 연기가 치솟았다. 시위 첫날인 31일에는 시위대가 의사당 건물에 들어가 기물을 부수고 건물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가봉 군인과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하면서, 동시에 연행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주 치러진 가봉 대선 개표 결과가 발표되면서 시작됐다. 가봉 내무부는 31일 개표 결과 알리 봉고(57) 현 대통령이 49.8%를 얻어 야당 후보인 장 핑(73) 후보(49.23%)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 핑 후보 쪽은 자신들이 59% 득표를 했으며, 봉고 대통령은 38%에 그쳤다고 주장하며 이번 선거가 부정선거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동시에 핑 후보를 지지하는 시위대들이 거리에 쏟아져나와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가봉 시위대의 시위 모습. 출처-유투브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고 유혈 충돌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양 쪽의 후보의 입장은 강경한 상태다. 봉고 대통령은 1일 가봉 방송에 출연해 “나는 (대선에서) 누가 이겼고 누가 졌는지 알고 있다. 이긴 사람은 수백만명의 가봉 국민들과 함께 발전할 것이지만, 진 사람은 가봉을 위해 헌신하는 대신 권력만 쥐려고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야당 후보였던 장 핑 후보는 정부의 시위대 진압 작전을 비판하면서 국제사회를 향해 “가봉 국민을 보호해달라. 선관위의 수치는 가짜 서류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호소했다.

시위대와 진압 군경 사이의 유혈 충돌이 이어하자 국제사회의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일 대변인을 통한 성명에서 가봉 정부에 “정치적 구금자들을 바로 조건 없이 석방하라”고 촉구했으며,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을 비롯해 단절된 통신도 즉각 복구하라고 요구했다. 유럽연합과 미국은 가봉 대선이 불투명하게 개표됐다고 비판하며 가봉의 선거관리위원회에 “모든 투표구의 선거 집계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봉고 대통령은 지난 42년간 가봉에서 장기집권했던 오마르 봉고 전 대통령의 아들이며, 2009년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7년째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부자가 모두 오랜 기간 가봉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사실상 부자 세습이 아니냐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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