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9년 문 연 ‘카라위인도서관’
3년만에 디지털스캐너 등 구비
3년만에 디지털스캐너 등 구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이 디지털 스캐너와 온습도 조절 장치 등 첨단 도서보존 시설을 갖추고 다시 문을 연다.
모로코의 고대 도시 페스에 있는 ‘키자나 알카라위인’ 도서관이 3년여에 걸친 보수 공사와 현대화 작업을 마치고 올해 말께 재개관할 예정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19일 보도했다.
‘메디나’라고 불리는 페스 구도시 지역에 자리잡은 이 도서관은 역시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카라위인대학교의 도서관으로, 서기 859년에 설립됐다. 화려한 아라베스크 문양이 돋보이는 이슬람 양식 건물로, 회랑을 통해 모스크와도 연결돼 있다. 건축 당시 모로코는 지중해와 대서양을 연결하는 지브롤터 해협의 교통 요지에 위치해 번성했다.
보수가 거의 마무리된 도서관은 첨단 보안장치뿐 아니라 새 하수 시설, 다양한 재질의 고서 보존을 위한 온도·습도 조절 장치, 고서 필사본을 판독하기 위한 디지털 스캐너 등을 갖췄다. 도서관은 길게는 1000년이 넘은 귀중한 희귀본 등 4000여권의 도서를 소장하고 있다. 최고 보물은 9세기에 낙타 가죽에 쓰인 이슬람 경전 <쿠란>의 필사본이다.
9세기 중반 튀니지의 부유한 상인의 딸인 파티마 피흐리는 당시 마그레브(지중해 연안의 북아프리카 지역) 문화권의 중심지이던 이 도시에 도서관과 대학, 모스크를 아우른 교육·신앙 복합시설을 세웠다. 이 대학은 14세기 이슬람의 대표적 학자이자 정치가 이븐 할둔 등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하며 이슬람 사상과 학문의 요람이 됐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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