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모술을 탈출해 카지르에 있는 난민촌에 머물고 있는 한 엄마가 아기를 난민촌 밖 친척에게 보여준 뒤 철조망을 들어서 아기를 넘겨받고 있다. 카지르/AFP 연합뉴스
자살폭탄 공격 하루에만 7차례
민간인 ‘인간방패’ 등으로 버텨
민간인 ‘인간방패’ 등으로 버텨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제2의 도시인 모술에서 바리케이드 등을 설치하며 극렬 저항하고 있어 전투 장기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알자지라> 등은 이슬람국가가 5일 박격포와 소총으로 반격에 나서 모술 동부 고그잘리 지역에 진입했던 이라크군 특공대를 남부로 밀어냈다고 전했다. 이라크군은 지난 1일 이슬람국가에 모술을 빼앗긴 지 2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고그잘리를 포함한 모술 일부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라크군은 시아파 민병대와 쿠르드 자치정부 병력인 페슈메르가와 함께 지난달 17일부터 모술 탈환 작전을 벌이고 있으나, 시내 진입을 앞두고 이슬람국가의 격렬한 저항에 맞닥뜨렸다. 이라크군과 이슬람국가는 대부분 2층짜리인 주거지 건물에 각각 저격수를 배치하며 맞섰다.
현재 모술에 진입해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라크 정부군 병력은 약 3만명이다. 이슬람국가 대원은 모술에 3000~5000명, 도시 외곽에 1500~2000명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력은 정부군이 월등히 앞서지만, 이슬람국가는 자살폭탄 공격, 민간인 인간방패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쉽게 제압이 되지 않고 있으며, 민간인 인간방패 우려로 인해 연합군의 공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에만 차량 자살폭탄 공격 시도가 적어도 7차례나 있었고, 이 중 5건은 운전자가 다가오기 전 이라크 동맹군에 저지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미국 안보 전문업체 <스트랫포>가 지난달 31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이슬람국가는 모술 여러 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에이피> 통신은 미군이 이슬람국가 대원들이 모이는 장소에 폭격을 하고 나면 같은 장소에 민간인들이 모이곤 한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이슬람국가가 모술 남부에서 15㎞ 떨어진 마을인 하람 알 알릴에서 민간인 최소 1600명을 모술 안으로 데려갔다고 밝혔다. 이라크 동맹군은 하람 알 알릴에 5일 진입했는데, 이슬람국가가 하람 알 알릴에서 퇴각하기 전 인간방패로 활용하기 위해 민간인들을 데려간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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