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알레포 소녀’ 바나 알라베드의 어머니 파테마는 자신들의 생존을 알리며 전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했다.
트위터로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알려온 ‘알레포 소녀’ 바나 알라베드(7)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나의 어머니 파테마 알라베드는 지난 14일 오후(현지시각) 바나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금 엄청난 폭발이 있었다. 세상이여, 왜 침묵하고 있는가? 왜, 왜, 왜? 지금 나와 내 아이들은 두려움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적었다. 이날 시리아 내전의 격전지인 알레포에서 정부군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4년 반 만에 반군을 상대로 승리를 선언했다.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온 러시아는 반군이 알레포에서 전투를 중단하고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레포 주민 5만여명은 치열한 전투에서 일단 벗어났지만 정부군의 보복 가능성 때문에 도시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파테마는 12일 트위터에 “마지막 메시지-사람들이 어제부터 죽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아직 살아있고, 이렇게 트위트를 쓸 수 있는 것이 놀랍습니다”라고 적었다. 바나도 “우리 아버지가 다쳤어요. 저는 지금 울고 있습니다”라고 알려 상황의 급박함을 전했다. 다음날(13일)의 트위터에는 “제 이름은 바나이고, 7살입니다. 동부 알레포에서 전 세계에 알립니다. 죽든 살든 지금 이 순간이 저의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라며 언제 닥칠지 모를 죽음을 앞두고 작별인사를 남겨 많은 사람들이 걱정해 왔다.
파테마는 지난 9월24일 바나에게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줬다. 바나의 첫 메시지는 “나는 평화가 필요하다”였다. 그의 트위터가 세계인의 마음을 울리며 계정을 만든 지 1주일 만에 2만여명의 팔로워가 생겼고, 바나는 ‘제2의 안네 프랑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알레포 소녀’ 바나 알라베드는 지난 9월부터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알려왔다.
바나의 무사함을 알린 14일 트위터에는 세계인들로부터 “안전한 곳에서 포기하지 말고 버티세요“ “오늘은 좋은 생각, 즐거운 생각을 하면서 잠들길 바라, 바나” “제가 더 힘이 있고, 나이가 들었더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사람이 죽어가는 걸 볼 수 없어요”등 응원의 멘션이 전해졌다.
한편, 시리아 정부와 반군의 휴전은 반군의 철수가 지연되며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교전이 재개됐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와 알레포 활동가들에 따르면 14일 오전 반군과 주민이 철수를 기다리고 있던 중 10시께 반군 밀집지역으로 로켓포가 떨어졌다고 전했다.
김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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