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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집트 콥트교는 왜 IS 먹잇감 됐을까

등록 2017-04-10 17:10수정 2017-04-11 15:00

이집트 콥트교회 테러 사망자 44명으로 늘어
IS, 작년 12월에도 콥트교회 공격…30명 사망
“소수파 기독교인 탄압으로 서방 세계에 존재감”
현 정부 쿠데타 지지해 무슬림형제단에도 미움 사
9일 이집트 콥트교회에서 일어난 연쇄 폭탄 테러로 44명이 숨졌다.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탄타 콥트교회 사건현장에서 감식요원들이 증거물을 수집하는 모습.        탄타/AFP 연합뉴스
9일 이집트 콥트교회에서 일어난 연쇄 폭탄 테러로 44명이 숨졌다.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탄타 콥트교회 사건현장에서 감식요원들이 증거물을 수집하는 모습. 탄타/AFP 연합뉴스
이집트 콥트교회에 대한 연쇄 테러 희생자가 44명으로 늘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슬람국가는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기독교 소수파인 콥트교도를 ‘먹잇감’으로 삼아 잇따라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10일 <에이피>(AP) 통신은 전날 이집트 북부 탄타 시내에 있는 마르 기르기스 콥트교회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로 최소 27명이 숨지고 7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뒤이어 알렉산드리아의 세인트 마크 콥트교회에 대한 자살폭탄 공격으로도 적어도 17명이 숨지고 48명이 부상당했다. 콥트교는 이집트 토착 기독교 종파로 신자 수가 인구의 1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슬람국가의 이집트 콥트교도 공격은 상습적이다. 2015년 2월 콥트교도 21명을 납치·살해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카이로의 콥트교회에 폭탄 테러를 가해 3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슬람국가는 지난해 테러 때 콥트교도를 “가장 좋아하는 먹잇감”이라고 지칭했다. 지난 2월에는 이슬람국가가 장악한 시나이반도에 살던 콥트교도 수백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이 지역에선 한 달 만에 7명 이상의 콥트교도가 살해당했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중동아프리카학)는 “이슬람국가가 이집트 내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콥트교 탄압이다. 이슬람과 서방세계의 갈등이라는 세계적 역학관계에 따라 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집트 콥트교도는 사면초가 상황에 빠져 있다. 대다수가 이슬람교도인 나라에서 소수자로서 오랜 차별을 받아 왔는데 최근에는 정치적 이유가 더해졌다. 이들은 ‘아랍의 봄’ 이후 민주적으로 선출된 이슬람주의자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를 몰아낸 2013년 군부 쿠데타를 지지해, 이에 반대한 무슬림형제단 등 무르시 지지자들에게도 미움을 샀다. 2013년 8월 군부가 무슬림형제단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자, 화풀이 대상이 된 콥트교회 40곳이 무르시 지지자들에게 습격당했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9일 이번 테러를 이유로 세 달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테러리즘과 싸우기 위한 최고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국가비상사태가 발효하면 이집트 정부는 테러 수사를 명목으로 영장 없는 구속과 가택 수색 등을 할 수 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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